2024. 9. 30. 18:27ㆍ후기/책
별점 ★★★★★
읽게 된 계기
집 서재에 꽂혀있던 소설인데, 읽을 생각이 없었다.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데 2년 전인가? 친구랑 전화통화를 하다가 책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우리 집에 꽂힌 책들을 이야기하며 이 책의 제목도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이 <개밥바라기 별>이라는 소설이 인생 소설 급이라고 하는 게 아닌가!
친구가 좋아하는 소설이라면 어지간하면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이 책을 내 방 서재로 옮겼다.
그리고 2년이 지나고...
아직까지 안 읽다가 요즘 또 집의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고
마침내! 그 친구를 1년 만에 만나러 가는 길 지하철에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들고 나온 걸 계기로 읽기 시작했다 ㅎㅎ
책의 내용
한 청년의 성장기이다.
1950-60년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방황, 사춘기,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양아치스럽지만 양아치가 아닌,
주인공 준이를 중심으로 주변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내 기억에 남은 것
한국 문학이란 이런 것이구나, 느꼈다.
이 소설이 교과서나 참고서에 실려 내가 고등학생 때 읽었다면 좋아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장이 유려하고, 담담한데, 슬프다.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 것
고전 소설을 좀 읽어보는 게 좋을 거 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들을 더 많이 접하고 싶다...
이 작가의 문장들이 너무 좋았다.
감정을 호소하지 않는데 감정이 와닿는 경험이 참 소중하다.
그리고 여기에 담긴 역사적 배경들도 더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 진다.
다시 읽을 책.
사족
한국 문학은 정말 아름답구나...
왜 이제야 읽었지.
「누군가 내면에 지닌 것과 외면에 나타나는 게 다르다는 것은 그가 세계를 올바르게 대하지 않는다는 뜻이겠지.」
「사실 나는 세상을 올바르거나 그릇되게 대하려던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서 나를 방어하고자 했을 뿐이다.」
「학교는 아이들의 개성을 사회적으로 거세하는 임무를 위하여 세상에 나타났다.」
「까짓 거 어떠랴. 내가 수동적인 낙타를 면한 게 다행이고 자아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려는 때에 맞춤한 추임새가 되어준다면.」
「나는 못 가본 데가 너무 많아.」
「내가 알고 있는 것, 나의 것, 그것은 끝없는 바다. 스물한 살, 나는 거리의 생활에서 도망쳐 나왔지. 선원이 되었고 배 위에는 일이 있었다. 나는 놀랐지, 그전에는 생각만 했어. 배 위에서는 바다를 보는 것이다. 언제까지나 바다를 보는 거라고.
배는 닻을 내리고 뱃사람들의 휴가가 왔지. 나는 등을 돌리고 출발했어. 한 마디도 말을 하지 않고. 나는 바다를 내 속에 갖고 있었다. 내 주위에 영원히 넓혀진 바다를. 어떤 바다냐고? 그것이 그런데 무엇인가가 있는데, 말하려고 해도 도저히 확실하게 말할 수가 없다네.」
「어디에서나 기억은 거기 있는 사람과 함께 남는다.」
「목마르고 굶주린 자의 식사처럼 맛있고 매 순간이 소중한 그런 삶은 어디에 있는가.」
《어쨌든 우린 살아갈 거잖아.》
《저기 개밥바라기 보이지? 잘 나갈 때는 샛별, 저렇게 우리처럼 쏠리고 몰릴 때는 개밥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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