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랜드] 읽음

2022. 10. 31. 13:29후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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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9 - 31]

별점 ★


읽게 된 계기

 

내가 음란물에 너무 무뎌지는 듯해서 반성하는 마음으로 알아보다가 추천받은 책이다.

읽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담아둔 지 거의 1년이 되어가는데, 더 늦기 전에 읽고 더 깊이 생각하고 고치고 싶어서 빌려왔고, 금방 읽었다. 

 

책의 내용

포르노가 어떻게 우리 사회에 영향을 끼쳤고, 이것이 연예 사업과는 얼마나 긴밀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포르노가 어떤 작용을 했고 그 결과로 인터넷 이용자들, 특히 수많은 청년들이 

폭력에 잠식되어가고 있는지 말해주고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반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무엇도 아니고, 스스로를 위해서.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경계해야 한다. 

 

후기

 

모든 음란물에 경각심을 가지고 소비하지 않는 태도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모든 폭력에 반대하며, 특히나 이런 성착취, 성폭력의 온대가 되는 시스템은 두고 볼 수 없다. 

이러한 미디어 요소의 양산이 수많은 디지털 성폭력, 성착취를 비롯해 실제로 이어지는 모든 폭력들과 관련이 깊다는 생각을 한다. 

 

사례로 나왔던 패*스 *튼, 마*리 사**스 같은 해외 스타의 이름이 낯설었다. 

포르노 산업과 연관지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도 성 상품화되는 과정에서 

포르노와 얽혔다. 

 

사실 마*리 사**스는, 과거의 나는 느끼지 못했지만 성상품화 된 인물이었고 나는 그걸 소비했었다.

무엇이냐면, 바로 내가 10년 전 쯤, 유튜브 영상으로 따라 했던 '마*리 사**스 다리 운동'이다. 

자신 같은 '다리'를 원한다면 이 운동을 하라고, 이걸 하면 '그와 같은' 다리를 갖게 될 것이라는 목적을 띤 영상.

그는 그 자신이 아니라, 신체 부위 하나를 철저히 대상화 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수많은 사람들이 선망했고, 자신도 그걸 '가지고자' 했다. 

 

그 생각을 하게 되자, 포르노 산업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정말 컸다는 게 실감이 났다. 

포르노는 결코 성인 대상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10년 전의 미성년자였던 나도, 그 산물 속에서 영향을 받고 

연예인과 나를 동시에 대상화했었다. 

 

지금은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덜 하진 않다. 

 

사실 나는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검색을 하러 들어가면 뜨는, 수많은 '성적 콘텐츠'들에 질겁한다. 

자극적이고, 야한 이야기라면서 뜨는 그 썸네일들, 내용들은 

연령 제한 없이 모두에게 보여지고 이야기를 나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양지 중의 양지에서도 그 모양이니, 이 책에서 보여주는 '음지'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음지도 음지 나름, 다크웹은 우리가 보지 못한다. 

 

보고 싶지도 않다... 

 

이 모든 게 스스로를 좀 먹는 짓임을 알고 누가 막아주어야 할 텐데, 

언제가 될런지 모르겠다. 

착잡하지만, 그래도 이런 책이 출판되어 나오고 사람들이 읽게 되니 희망은 있다. 

 

사족

384페이지. 독서시간은 3시간 35분 정도였다.

어쩔 수 없는 거겠지만, 원서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역자가 많이 힘들었을 게 느껴졌다.

읽는 나도 힘들었기 때문에... 

하지만 인터넷을 많이 하면서 인터넷 은어를 많이 아는 편인 나도 납득할 정도로 의역이 잘 되었다고 느꼈다. 

고생하셨어요 역자분... 


「포르노 제작자들은 우리 문화에 일종의 잠입 공격을 감행했고, 우리의 섹슈얼리티를 납치해서 섹스가 아닌 잔혹 행위에 가까운 형태로 우리에게 되팔고 있다.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성착취를 맹렬히 비판하고 마땅히 우리 소유인 것을 되찾고자 확고히 결단하는 운동일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포르노는 판타지"라고 주장하는 측이 놓치고 있는 점은, 실은 포르노가 우리의 상상력과 성적인 창조성을 오히려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포르노가 전달하는 이미지가 사고를 마비시킬 정도로 내용이 반복적이고, 정신이 둔해질 만큼 단조롭기 때문이다.

 

「"포르노는 강간으로 이어지는가?"라는 질문 대신, 포르노의 메시지가 우리의 현실과 문화를 형성하는 방식에 대해 더 섬세한 질문을 던진다면, 이미지가 곧 강간으로 이어진다는 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질문을 재정립함으로써, 포르노의 서사가 그 일관성과 통일성으로 만들어 낸 세계관이 이용자의 사고체계에 통합되어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이해, 인지, 해석을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포르노 산업만큼은 예외로, 이들은 숨 막힐 정도로 경멸과 멸시가 가득한 인종차별을 저지르면서도 책임을 피해 가고 있다.

 

「이러한 폭력의 역할은 여자를 여성화하여 '진짜 여자'로 만드는 것이다.

 

「대중문화가 점점 더 포르노와 닮아 가면서, 진짜 포르노 산업은 ··· 광고판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와 차별화하기 위해 더욱 하드코어 해져야만 했다.

 

「이 포르노 포화 상태의 세상에서 여자가 된다는 것은 대개 남자의 멸시, 이용, 학대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성적 대상물이 된다는 의미다.」

 

「포르노 문화에 저항하는 운동은 남자 또한 동참해야 하는데, 이들도 자기가 소비하는 이미지에 의해 비인간화 되고 격하되기 때문이다.」


《평등에 기반한 섹슈얼리티는 결국 평등에 기반한 사회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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