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20. 00:09ㆍ후기/뮤지컬
별점 ★★★★★
어라 지금 보니 9월 첫 뮤지컬이다.
아마 그리고 마지막 뮤지컬일 거 같은 느낌.
내가 브이 에버 애프터를 9월 내로 찍먹하지 않는다면... ㅇㅇ
보게 된 계기
무슨 빵을 사면 그거에 따라서 신분을 나눈다길래
이게 뭐람?? 하며 관심을 가졌는데. 그때는 이미 티켓팅이 끝난 후였다.
좌석도 25석에 비지정석이라는 것 정도를 알고 있었음...
근데 진짜 너무 재미있어보였음.
즉석에서 좌석을 뽑는데 그게 평민과 귀족으로 나뉜다니.
즉석 랜덤이라니!!!!!!!!!! 1
그래서 오~ 하고 있는데 추가 좌석 티켓팅이 추가로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7석밖에 없다고...
그래서 나는 10월에는 온종일 우주대스타만 볼 거 같으니까
9월에 재미있어 보이는 게 있으면 얼른 보자는 마음도 있었고
멜론에서 티켓 상세페이지를 보니
가격도 15000원이고
마들렌 역에 홍지희 배우까지 있었다.
이건... 가고 싶은데? 싶어서
추가 좌석 티켓팅을 도전했고 진짜로 성공해서 가게 됨.
짱.
내용
레 미제라블을 원작으로 각색한 작품.
장발장이 빵을 훔쳐다가 챙긴 사람은 그의 조카 마들렌이다.
마들렌은 가석방된 삼촌 장발장을 기다리고, 우연히 만난 마리아라는 제빵사의 실종(죽음...?)과,
제빵사를 만난 짧은 사이에 알게 된 최상급 버터와 설탕을 알아본 나머지
파리 최고의 빵 가게 글로프의 제빵사가 되게 된다.
글로프의 주인 에드몽은 귀족 작위를 위한 야망을 가지고 있는 남성.
에드몽은 비밀을 가지고 있는데, 이 비밀을 쫓던 전직 제빵사 앙토네와 에베세의 벗들이
마들렌을 만나게 되고,
'빵'을 매개로 그 시대의 평등과 자유를 탈환하기 위해 다 같이 혁명을 하는 극이다.
마들렌은 주인공인 장발장 조카의 이름이자,
극에서 평등의 매개가 되는 빵, 마들렌까지 중의적인 의미를 가진다.
마들렌은 빵의 자유를 위해 '마들렌'이라는 빵을 만든다.
극 보기 전의 이야기
우란 2경은 성수역에 있고 나는 2호선을 극혐한다.
지하철 타고 가다가 익숙하게 잠실 쪽으로 가는 곳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1250원을 날리고 다시 반대쪽으로 가서 겨우 성수에 도착.
근데 어차피 건대입구에서 1정거장이라 다음부턴 그냥 건대에서 걸어갈 거임.
성수역에서 조금 걸으면 우란 문화재단이 있다.
관객이 많은 공연이 아니라 매우 쾌적하고 한적한 공연장이라 좋았음.
가서 큐알 체크하고, 표 수령하고 뒤로 가서 빵 뽑으라는 안내를 받았다.
위와 같은 카드가 있고, 뒤집혀 있기 때문에 나는 정말 랜덤으로 고른다.
내가 손으로 고르는 줄 알았는데 가리키는 식이었다.
뭔가 되게 가리키기 애매해서... 난 가장 안쪽의 것을 골랐다.
점원(맞겠지)분이 내가 고른 걸 집어서 영수증으로 감싼 뒤 준다.
영수증 꼭 확인해보시라고 하는데,
그 이유인즉슨 영수증이 곧 내 자리이기 때문.
검은 빵 / 하얀 빵으로 크게 평민/귀족이 나뉜다.
평민석은 아래와 같은 1층 좌석.
귀족석은 아래와 같은 좌석.
평민 좌석은 몸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보아야 볼 수 있는 장면이 많아
등받이가 없고,
귀족석은 돌려서 보지 않아도 대체로 한눈에 들어오는 걸로 볼 수 있기에
등받이가 있다.
하지만 딱 보면 보이듯이 편안한 의자는 아님.
근데 나는 안 불편하게 잘 봤음 (의자 홍익...)
배치는 대략 위 사진과 같다.
그리고 세부적인 자리는 영수증에 적혀있는 대로 유추하는 식이다.
객석에 앉은 기준으로 왼쪽이 리옹 / 오른쪽이 파리이다.
내가 고른 카드에는 빵의 종류와 개수가 적혀있다.
빵은 하얀 빵 - 귀족 / 검은 빵 - 평민
개수는 1~5개이다.
개수에 따라서는 해당 계급 내에서 세부 계급이 지정된다.
귀족은 1개부터 차례대로 자작 / 백작 / (아마도) 후작 / 공작 / 왕
평민은 농민 / 평민 / 부르주아 / 모름 / 모름
이ㄷ.ㅏ... 검은 빵 4,5개는 뭔지 알 수가 없다!
아무튼 빵 개수가 좌석의 열이다.
그리고 옆에 숫자가 써져있음. 그렇게 지정석.
평민들도 마찬가지인데
귀족들은 따로 이름이 없지만 평민들은 이름이 다 지정되어있다.
귀족들은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입장하고,
평민들은 15분 전부터 입장한다.
입장 게이트도 다름.
빵 뽑는 곳 옆이 평민 구역이었고 표 수령하는 곳 옆이 귀족 구역 입장하는 곳이었다.
평민들은 지하 같은 곳으로 입장하는데,
귀족들은 무대 옆쪽으로 들어와서 계단을 올라감.
나는 평민도 뽑고 싶고 귀족도 뽑고 싶고 왕도 하고 싶었다.
정말 떨리는 마음으로 뽑은 후 확인해보니 나는 귀족!
근데 가장 낮은 귀족인 자작이었다.
그런데 입장하고 보니 2층 맨 앞인 데다가 가장 중앙 쪽으로 들어온 자리여서
시야가 개꿀이었다 bbbb
본 공연 이야기
우선 입장하는 게이트가~ 내가 있던 곳이랑 너무 반대편이라서 헤매고 잇었음 ㅠㅠ
귀족들 입장하라는데. 어디로 가는지 몰라서 두 리 번하고 있으니까 어셔가 보고 안내해줌 ㅠㅠㅋㅋㅋㅋㅋ
들어가니까 리옹은 저~쪽이고 프랑스는 이쪽이라고 하셨는데.
내가 못 알아들어서 다시 알려주심 ㅎㅎ;; 개머쓱.
그리고 계단을 올라가니 또 좌석 모름.
왕 자리 구경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리 물어보니까 난 가장 안쪽!!
헐 자리 개맘에드는데? 하고 앉았다.
무대 이렇게 생겼고. 2층 쪽에서는 제빵을 주로 한다.
후기를 보니 평민석에서는 귀족석이 안 보이고 샹들리에만 보인다고...ㅎ
안쪽은 그랬을 거 같고 1층 무대 가까이에 있는 1-2열 평민 관객들은
귀족석이 보이긴 했을 거임!!
귀족석 1 열이었던 나는 평민들을 다 볼 수 없었고
저기의 딱 절반만 볼 수 있었다 ㅎ
아 나 근데 왜 이렇게 줄글이 안 써지지 멍청해졌나 ;;
이 후기 쓰는 데 지금 하루 넘게 걸리고 있어 현타 옴.
아휴 이럴 줄 알았으면 관극 하자마자 오면서 쓰던가.
아님 오자마자 썼을 텐데.
아무튼 각설하고 제대로 몰입해서 써보겠다!!
입장을 하고 앉아서 카톡을 좀 하고 트위터도 좀 하다 보니
평민 객석 쪽으로 경찰들이 왔다. 몽둥이를 들고 위협하는 시늉을 했음.
극 시작 정각 3분 전쯤부터 그랬던 거 같다 ㅎㅎ
그거 보면서 웃기다~ 하고 있는데.
귀족들 앉아있는 걸 본 경찰들이 2층으로 올라와서
온화한 ㅋㅋㅋㅋ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경례를 한다.
너무 웃김 ㅠㅠㅠㅠㅠ
그러다가 왕을 보고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인사 엄청 많이 함... ㄹㅇ 5번은 넘게 함.
너무 웃겼다.
나 이거 회전한다면 왕 뽑을 때까지는 회전할 듯 ;;;
그리고 극이 시작했는데 어떻게 시작했는지 기억 안 나...
사실 전체적으로 줄거리가. 위에 쓴 게 전부고...
중간중간 설정으로는
마들렌은 조개 목걸이를 하고 다니며, 힘이 세다.
마리오라는 인물은 대법관의 아들(이라고 하는데 별 의미가 없음...)이며
아베세의 벗들로 활동한다.
에드몽은 빵집의 주인이며, 날씨로 인해 썩어버린 호밀가루를 버리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여 제빵을 함으로써 검은 빵을 먹는 평민들이 병에 걸리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정도.
권선징악이고, 결국 마들렌이라는 빵은 평등의 상징이 된다.
평민들에게 마들렌을 나눠주고,
귀족들의 연회에서 마들렌이 귀족들에게 대접하는 빵이 마들렌이다.
귀족들에게 주는 마들렌에는 썩은 호밀가루를 섞어 만들어
마들렌이 그 행태를 고발한다.
솔직히 극 줄거리 자체만 보면 별 게 없고,
설정에서 의미 없는 부분도 있다.
마들렌이 힘이 센 것은 극 중 스토리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약간의 개그 요소인 느낌...?
대법관이 아들인 마리오가 제일 설정이 쓸모가 없게 느껴진다.
사실 내가 본 낮공에서는 마리오가 자기 신분증을 두고 왔다고
그냥 자기가 대법관 아들이라고 박박 우겼는데.
나 솔직히 못 믿었는데 경찰은 그걸 믿었다...
알고 보니 원래는 신분증을 제시하는 게 맞고
내가 본 공연 회차에서는 실수로 인한 해프닝이었던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참 재미있는 극이었는데,
우선 관객 참여형 극을 내가 정말 재밌어하기도 하고
극의 메시지가 '자유와 평등'이라는 점,
그리고 로맨스가 없다는 점 정도가 플러스 요인으로 잘 작용하여 극호가 되었다.
마리오가 혼자 마들렌이랑 로맨스 타려고 하는 시도가 2번 있으나
둘 다 칼 차단을 당한다는 점이 웃음 포인트였다.
그리고 앙토네라는 제빵사가 에드몽의 악랄한 짓으로 인해서 은퇴를 했는데
1층에서 2층에 있는 에드몽한테 막 빵을 던졌고
에드몽은 쫄아가지고 있다가 앙토네한테 '이 쫄보 새끼야'라는 욕까지 얻어먹는데 이것도 웃겼다.
전반적으로 웃포가 다 취향이었고,
내 자리가 2층 무대에서 제일 가까운 자리라 몰입도 잘 돼서 좋았다.
제빵 하는 마들렌을 내내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홍지희 배우 작고 귀엽고 소중한데
노래하면 진짜 꾀꼬리임...
어햎보다 여기에서 더 내 취향이었다.
역시 내가 반했던 콩마랴가 생각나고 ㅠㅠ
막 벅차고 심장 두근거리고 너무 좋았다.
홍지희 배우의 분량이 꽤 많고 2층에서 잘 볼 수 있어서 대만족.
그리고 에드몽 역 배우가 최호중 배우였는데 진짜.... 웃김
자기가 일부러 썩은 호밀가루로 만든 검은 빵 먹은 평민들이 쓰러져가는데
그걸 대수롭지 않게 보고 알 바냐는 표정으로 있는 걸 바로 옆에서 봤다.
진자 얼탱이 ;;;;
최호중 배우는 웃포도 참 잘 살리고 몰입도 잘하시는 듯. 진짜 웃긴 사람이었다.
최석진 마리오는 인윌에서 봤던 로미오 생각이 많이 났다.
별로 내 취향인 배우는 아니지만 무난하게 볼 만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인기 꽤 많은 편이라 나는 웬만해선 만날 일이 없겠지만 ㅎ...
마지막 넘버인 '자유의 맛'에서 다들 자유를 찾고 평민들도 마들렌이라는 하얀 빵을 먹게 되는데
그 장면이 감동이었다. 내가 만약 밑에서 혁명에 동참하는 평민이었다면 더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귀족이었기에 쓰러지는 평민들, 혁명하는 평민들을 방관할 수밖에 없었다 ㅠㅠ
평민들은 각자의 이름이 불리고 일어서서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혁명에 동참할 수 있었다.
2층 귀족들은 ㅠㅠ 방관...
그래도 귀족들도 참여하는 순간이 있기는 하다.
우선 왕을 다 같이 주목하는 타임이 있다.
진짜 웃기게 잘 살림...
그리고 또 평민들한테 가서는 악취 난다고 뭐라 하던 에드몽이
귀족한테 와서는 좋은 향기 난다면서 알랑방구를 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향수 쓰시냐며 ㅋㅋㅋㅋ 이것도 웃김....
평민들은 마지막 혁명 동참 외에도,
중간에 마들렌이 챙기는 동생 역 - 이름은 까먹었다. 아무튼 이름 부르면서 조명이 들어오고
대답은 안 해도 되고 고개만 끄덕여달라고 한다.
그리고 중후반부 연회 준비가 다 되어갈 때쯤, 평민들 중에 두 명에게 불이 들어온다.
연회를 위해 무엇을 준비했냐고 함.
재롱을 피우라는 건데... 오우 나라면 그냥 도망감.
그런 건 싫으니까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 정도의 이머시브 요소가 있다.
너무 재밌다.
다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특~별히 기억에 남는 넘버는 없다는 점.
그리고 귀족석이나 평민석이나 시야가 다 보이는 게 아니라서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은 듯.
나는 그런 거 신경 안 써서 ㄱㅊ다.
뭐 오만 원 주고 왔다? 그러면 화나는데. 난 이 정도 가격에 이정도 즐거움이면 만족하는 편.
의자도 딱딱하지만 나는 의자 홍익이라 괜찮다. 양옆에 사람 있는 게 불편하지 의자는 안 불편.
허리도 안 아프다. 나 코어 괜찮은 편인가? ㅎ
끝나고 모든 관객들에게 마들렌을 하나씩 제공한다.
꽤 크기는 큰 마들렌이었다.
나는 채식한 이후로 마들렌 먹은 기억이 없는데
이건 공연의 여운을 느끼기에 너무 좋은 아이템이었기에
기념할 겸 집에 와서 마들렌을 먹었다.
근데 별로 맛없었다.
재관람 여부
마들렌 홍지희 너무 사랑하고 너무 좋아하고
이머시브 요소가 재밌고
자리를 랜덤으로 뽑는 거까지 너무 재밌어서
본공으로 온다면 최소 한 번은 더 볼 것이고,
여전히 재밌는 요소가 많다면 더 볼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트라이아웃 공연이라서 가능한 시도가 많아 보여서,
본공으로 오면 사라지는 부분에 있어서는 고민을 좀 해보고 횟수가 정해질 듯.
불편한 요소 없고 재밌는 극이어서 매우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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