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 11:18ㆍ후기/책
별점 ★★★☆☆
읽게 된 계기
뮤지컬 아가사를 보진 못했지만 뒤늦게 흥미가 생겼다.
지방공을 보러 갈까말까, 하다가 우선 아가사라는 작가에게 흥미가 생겨서 소설을 읽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소설책을 못찾고, 자서전만 보여서 빌려왔다.
너무 두꺼운 관계로 ( 약 800페이지) 읽으려다 첫 시도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끝은 봐야지! 하며 다시 빌려와서 완독했다.
참고로 이 자서전을 읽던 중간에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중 몇 권을 빌려와서 읽었다.
<파커파인 사건집>, <세븐 다이얼스 미스터리> 총 두 권이다.
사실 두 권을 더 빌렸으나 연체 위기로 읽기 못하고 반납했다.
책의 내용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영국의 추리소설 작가가 살아온 이야기.
그것을 추억하며 회상하는 자서전이다.
내 기억에 남은 것
유년시절의 이야기가 너무 신기했다.
외부 자극, 현대 사회 같은 미디어의 노출이 없어서 더 그랬을 수도 있지만,
나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수준의 상상력... 그리고 대물림으로 보였다.
애거서의 엄마도 심상치 않았다.
이 정도의 상상력이 있어야 작가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초등학생 때 내가 책을 꽤 좋아한다는 이유로 작가가 되려고 했던 날이 머쓱해졌다.
그때부터 편집자의 꿈을 키웠어야 하는데 말이다.
188p 참으로 기뻤던 일은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 이거 너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현재 취미가 연극뮤지컬 반복관람인 입장에서는 역시 '대레전 이후에는 자막하는 것이 좋다' 같달까...
그리고 애거서가 크리스티가 되게 한, 첫 번째 결혼의 남자가 너무 별로였다.
'뭐 이딴 남자랑 결혼해서 크리스티가 되셨나요?'
그리고 인물이 등장할 때, 인물 이름이 너무 거대한 스포일러라는 게 웃겼다.
이 사람과 결혼했으니까 이름이 이런 거라..
364p 만약 누군가가 나를 독살하려 한다고 생각하면 삶은 훨씬 흥미진진해진다.
616p 나는 안전해야 했다. 다시는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안전해야 했다.
☞ 뮤지컬 아가사의 실마리처럼 보였던 문장들이다. 뮤지컬 아가사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실종사건을 토대로 그의 심리적인 측면에서 '로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내 이야기를 꾸렸다.
이 문장들에서 애거서가 가졌던 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이 나에게 영향을 끼친 점
다양한 삶이 있네요.
뭔가 부러우면서도... 많은 생각이 든다.
서양국가와 우리나라 사이에는 같은 시간 속에서도 꽤나 많은 차이가 있구나, 싶기도 하고
생활방식과 사고방식 차이도 꽤 크다는 걸 실감했다.
이 책을 비판하는 사람을 보았을 때 그에 대한 나의 생각
아가사의 인생에 대해서 비판을 한다면, 역시 그가 부유층이었기에 보이는 면모들이 아닐까 싶다.
자연스레 계급을 나누고, 하녀와 유모를 두는 환경에서 자랐기에 어쩔 수 없는 태도들은
인간적으로 용인이 된다면 그렇게 넘겼지만,
나는 후반부에서 보인 태도가 마음에 많이 걸렸다.
'무고한 희생'은 안 된다면서도 종신형은 과하고,
그를 추방하여 '미개인'이랑 같이 살라고 한 것이다.
인종차별일까?
사족
진짜 너무 부럽다.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을 평생 지속하는 것은 그 대가가 무엇이든 특권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계획을 짜놓아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면
차라리 계획을 세우는 데서 즐거움을 얻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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