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22. 14:29ㆍ후기/책
별점 ★★★★★
읽게 된 계기
곤충에 대한 책은 은근히 손이 간다.
곤충을 좋아하냐고 하면, 마니아까지는 아니지만.
길을 오가다 한 번씩 들여다보고는 싶은 마음.
그래서 곤충을 사랑하는 사람 이야기도 또 읽고 싶어 졌다.
책의 내용
이 책의 저자가 곤충을 사랑하게 되고,
문과 졸업생으로서, 그리고 자녀를 양육하는 시기에 이과 계열의 학문에 들어서며
겪은 고충과, 노력과, 사랑이 담긴 시선이 서술된 책이다.
내 기억에 남은 것
작년에 꽃의 꿀을 먹는 듯한 파리를 봤다. 그래서 파리도 꿀을 먹나? 똥만 먹는 것 아닌가?라고 친구들과 얘기를 나눴는데,
다들 모르더라. 이 책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꽃의 번식을 돕는 개체로 파리도 서술되어있어서 알아챘다.
밀웜이 자라면 거저리가 되는데, 거저리를 처음 들어봤다. 이 책의 저자가 거저리 연구로 발돋움을 했다고 하니
밀웜이 새롭게 보인다.
저자가 자연 속을 탐방하는 모습이 좀 부러웠다.
그리고 저자는 부자인가... 생각도 하게 되고.
중간에 큐알코드 있는 것도 신기했다.
84p 대부분의 곤충들은 위험에 맞닥뜨리면 혼수상태에 빠져서 움직이지 않고 죽은 듯 가만히 있는다. 이런 현상을 전문용어로 '가사 상태'라고 하는데, 어떤 자극을 받으면 자동적으로 정신을 잃었다가 몇 분 정도 지나면 의식이 되돌아온다.
☞ 흥미로웠던 가사상태라는 것. 기록해두었는데 이 뒤로 같은 서술이 세네 번은 반복되어서 아쉬웠다. 같은 책인데, 한 번만 서술해도 되지 않았을까요.
119p 숲 곤충이 사라지면 죽은 나무를 누가 분해할까. 죽은 나무를 치우는 건 살상이다. 그저 내버려 두면 죽은 나무 주변의 생태계는 알아서 잘 돌아간다. 죽은 나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은 생명체가 깨지는 순간, 침묵의 숲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 이 견해에도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치우지 않는다면 생겨날 문제들도 무시할 순 없다. 죽은 나무와 그 생태계를 덮는 곰팡이가, 다른 개체를 타고서 우리에게 가까이 온다면, 우리는 면역이 없어서 전염병이 돌 수도 있다. 이미 우리는 단절되었기에, 안전의 울타리를 치는 거라고 봐야겠다. 저자가 연구하면서 출입금지구역도 많이 만났는데, 이런 출입금지구역을 잘 지키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 것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이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후반부에는 식용 곤충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나는... 아무리 환경에 좋아도 곤충을 먹을 마음은 아직 안 든다.
이건 어쩔 수가 없네... 아직은.
마음이 열리질 않는다.
사족
예상보다, 이 책에 서술된 여성으로서의 고충,
경력이 단절되어 있던 문과 계열 졸업자 여성이 이과 계열로 들어오는 과정에서의 차별적인 태도가 서술되어 있어서 좋았다. 벌레를 더 알고 싶어서, 벌레를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비록 나와는 거리가 먼, 내 부모님 뻘인 이 작가와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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