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보고옴

2019. 12. 28. 00:27후기/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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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26]

별점 ☆☆☆☆


개봉일에 영화를 보게 된 건 오랜만이다. 

나는 영화가 개봉하고 한 달 뒤에나 보게 되는 경우가 잦다.

저번 주에 겨울왕국 2를 보기도 했다. 영화를 보는 걸 별로 즐기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친구들이 궁금하다고 해서 갑자기 같이 보게 되었다.


우선, 나는 한석규를 한 작품으로만 알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 

드라마도 그다지 자주 보진 않지만 낭만닥터 김사부는 내가 재밌게 본 몇 안 되는 드라마 중 하나이다.

그래서 딱 보고 아 이거 김사부구나. 했다. 이 배우가 연기를 잘하기로 유명하길래,

나는 한석규라는 배우가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했다. 

하지만 여기서의 한석규를 보고서 든 생각은, 이 배우는 뭘 하든 이 느낌인 건가? 였다.

 

나는 연기를 잘한다는 건 발연기가 아닌 것으론 부족하고

관객들도 몰입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석규는 그냥 한석규였다. 나는 여기서의 세종을 보고 한석규라는 그 사람이 인식이 되었을 뿐, 

이 작품 내에서의 세종으로서는 와닿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연기를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캐릭터를 맡는 것마다 정말 다른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지 않나?

나는 이 생각을 늘 하고 살았어서, 이 배우가 연기를 잘하기로 유명하다는 것에 놀랐다.

 

작 중 대사였던 '이 개새끼야.' 나, 웃음소리 같은 것은 너무나도 김사부였다.

나에겐 그냥 수염 달고 이름이 이도, 세종인 역을 연기하고 있는 김사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실망했다. 


우선 조선시대라는 배경이 너무 답답해서 별로였다. 원래 사극 정말 안 좋아하기도 하고.

세종이 타고 있던 가마가 부서져서 세종이 나뒹굴었는데,

아무도 그를 부축하거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우다다 엎드려서 죽여주시옵소서- 만 외친다.

그 난리통에 그런 얼빠지는 소리만 줄곧 메아리치는 모습은 솔직히 코미디에 가까웠다.

 

그리고 작 중에서 세종이 계속 영실아, 영실아 하는데 그때마다 몰입이 깨졌다.

너무 다정하게 불러서 웃겼다.

 

세종과 영실이의 로맨스가 너무 과했다.

할리킹 로맨스라고 느껴졌다. 노비였던 장영실이 임금의 눈에 들어 승은을 입고 (???)

밤늦게 담소를 나누며 서로 의지하고..?

어라라?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았다. 

특히 별자리 씬은 정말이지........... 한석규 눈에 눈물이 맺힌 걸 잡는데 그땐 정말 한계였다.

또, 세종이 장영실에게 소원이 있느냐고 묻자,

장영실은 그저 지금처럼 폐하의 곁에 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멘트를 치고.

그 멘트에 맞서 세종은 그건 네가 아니라 나에게 선물인 것 같구나. 이런다.

띠용???

 

약간 과한 부분이 있다. 수요 없는 브로맨스 공급...

작 내내 세종이 장영실을 보는 표정은 '못말리고 발칙한 것/이를 어쩌면 좋지? 귀엽구나-'가 분명했다.

분명히 대본에도 그렇게 써져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찍고 오케이컷을 받으면서 배우들 본인도 이게.. 맞나 의문이지 않았을까?

 

아무튼 영화는 웃겼다. 세종과 장영실의 로맨스는 이 영화의 의도가 분명하다.

웃긴 로맨스니까 이건 로코 영화였다. 할리킹 로코 영화...

 

그리고 정말 남자만 바글바글하게 나오기도 했다. 

잘생긴 젊은 배우도 하나도 없고. 내 취향은 정말 아니었다.

아, 세자역으로 싸패다의 찐싸패가 나온다.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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