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12. 23:51ㆍ후기/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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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
보게 된 계기
남배 2인극 안 보는데... 힐링극인 거 같고...
현매할 2만 원 하고! 내가 댕로 근처에 머물고 있는 김에 찍먹 감!
내용
앞이 안 보이는 소년 조반니.
어딘가 위축되어있는 그 모습은 안쓰럽지만, 그에게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소중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캄파넬라.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돌아온 듯한 캄파넬라는, 조반니와 반가운 재회를 한다.
그리고는 조반니에게 켄타우루스 축제에 가자고 청하는데,
조반니는 이를 사양한다.
하지만 이내 마음이 바뀌어 축제로 향한 조반니는 그곳에서 자신을 향한
수군거림에 그만 쓰러지게 되고,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가 열차 안이라는 승무원 캄파넬로(캄파넬라와 이름이 비슷해서 영광이라고 한다)를 만난다.
더군다나 캄파넬라는 승무원 캄파넬로에게 조반니를 맡기고 사라졌다.
어안의 벙벙한 상황 속에서, 조반니는 은하를 여행하기 시작하는데...
(필자가 이해한 내용을 기반으로 추측성이 다분한 스토리이며,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적혀있지 않으므로 부족하기도 하고 과하기도 할 수 있는 해석이 이어짐...
근데 어차피 제가 정리하면서 보려고 쓰는 거니까 그냥 지나가듯 보시면 됩니다)
조반니는 자신의 기억을 여행한 것이다.
어릴적 아빠, 그리고 친구 캄파넬라와 함께 나누고 보았던 이야기들의 조각들을
은하를 여행하면서 다시금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조각들 중 하나는 아버지.
어느샌가 사라진 조반니의 아버지의 행방을 알게 되는데, 바로 상실의 섬에 있다는 것.
조반니는 상실의 섬을 향해 다시금 나아간다.
그러다가 마주하는 것들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 조반니는
여행을 그만 하겠다며, 열차에서 내리겠다고 한다.
그렇게 내려버린 조반니와 남겨진 캄파넬라.
캄파넬라는 사실 조반니가 어릴 적, 상상 속의 친구였다.
그리고 캄파넬라를 만들어준 것은 바로 조반니의 아버지 피에르.
사냥꾼이었던 조반니의 아버지는, 아들 조반니의 부탁으로 사냥터에 데리고 나갔다가
사고로 인해 아들 조반니는 시력을 잃게 된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고립된 조반니에게 아버지는 친구를 만들어주고,
기꺼이 그 친구 역할을 자행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물에 빠진 조반니를 구하다 익사하여 이 세상에 없던 것이다.
그 죄책감에 조반니는 아버지를 '상실의 섬'에 가두어버렸다.
하지만 해달 가죽 코트를 입은, 조반니 자신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나니
더 이상 도망치지 않게 된 조반니는
아버지를 상실의 섬에서 꺼내어,
기억의 섬으로 보내고,
저 밝은 별 하나를 피에르, 그리고
자유롭게 떠다니는 별 하나를 캄파넬라라고 이름 붙여준다.
극 보기 전 이야기
원래는 수요일로 현매를 가려고 생각했으나
3차 백신을 맞은 바로 다음날이라 몸상태가 너무너무 안 좋고
도저히 밖을 나갈 수가 없어서 가지 않았다.
그리고 목요일에는 앤 현매, 금요일에도 현매 할인을 해줘서
금요일에 오게 되었다!
오기 조금 귀찮았는데, 어떻게 무난하게 잘 와서
내가 원하는 고속도로 안 자리를 얻을 수 있어서 매우 만족했다.
본 공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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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이 너무 좋다. 메시지도.
하지만 배우에 대한 매력은 잘?
그래서 별점 다섯개 +1개는 아니고 그냥 다섯 개.
정말 극이 주는 메세지가 너무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나는 힐링극을 좋아하는데,
특히 인류애를 보여주는 극이라면 더더욱 좋아하는 편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상상과 기억으로 희망을 얻어가고
행복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장 사랑하는데,
이 극이 딱 그렇다.
사람이 사람에게 남기고 간 사랑은
세월이 지나고 지나도 흐릿해지지 않으며
결국 언젠가 사람이 힘들어하는 그 순간에 기적처럼 나타나서
희망을 주고, 그리고 그것은 일방적인 게 아니라 결국
어떻게든 돌고 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상실의 섬'과 '기억의 섬'이라는 키워드가 좋았고
캄파넬라라는 인물을 조반니에 귀속되는 수동적인 인물이 아니라
어디든, 누구든 만날 수 있는 자유로운 세상을 누리는 존재로 둔 것이 너무 좋았다.
이런 계열의 힐링극 갓극 만들었으면
젠더 프리 해줘야 하는 거 웅앵 법에 있는데...
보니까 원작에서는 자넬리와 캄파넬라가 성별 미상으로 나왔다고 한다.
ㅠㅠ... 아쉬워
내가 남배 2인극이 튕길 가능성이 너무너무 컸기도 하고
평소에 젠더가 특별히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성별 치환을 해버린다.
그래서 이 극을 볼 때 초반에 계속 그렇게 자동으로 치환하면서 봐서 더 이입이 되었다.
남배 2인극을 보면서 등장인물과 스토리에 매혹되어 눈물 흘리다니 이건 진짜 대박이었다.
전반적으로 '재미'보다는 '감동'인 이야기였는데,
캄파넬리(고고학자) 장면에서 자기소개할 때 웃기고,
앞열 구석 이벵석인지 ㅋㅋㅋ 그러면 안 된다고 화를 내는데 그게 과할 수 있었음에도 묘하게 괜찮고 웃겼다.
한 번은 다른 사람한테 더 화내서, 아 여기가 아닌가? 함. ㅋㅋㅋㅋ
아 아쉬운 점은, 초반에 내가 극에 집중을 다소 못하고 못 따라간 부분들이랑,
신화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얼핏 알고 있는 나도 따라가기 약간 애먹었으나 무난!!
불호장면 ㅠㅠ 야생조류 사냥꾼 장면에서
잡는 방법 설명하고 기러기 고기라면서 막 먹는 거 전부 다…
조명을 참 예쁘게 쓴다!
해달가죽 넘버가 취향이었다!
돈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을 만큼 너무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또 아쉬운 점!!! 덥케 오랜만에 봐가지고 덥케 포인트 적립 까먹음! 으악 내 삼천 원!
재관람 여부
또 볼래 (사실. 이미 또 본 다음에 적는 후기였음)
「나 말이야? 나는 저···
지난시대의남겨진흔적들을찾아내고그들의말없는역사를밝혀냄으로써오늘날우리모두의삶을총체적으로이해하는학자···
일세.」
「수많은 인파에 부딪히고 넘어지고 그러다 결국 혼자가 되었을 때,
뒤늦게 뭔가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탈리아에 작은 마을, 작은 집, 작은 방.
그 안에 바보 조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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