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박물학] 읽음

2022. 10. 27. 14:37후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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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3-4]

별점 ★


읽게 된 계기

 

우연히 갔던 동네 북카페.

진열되어있는 책 중에 끌리는 책이 하나 있었고 그게 이 책이다.

야금야금 카페에 가서 읽다가 거의 1년간 또 읽지 않다가...

 

다시금 카페에 갔을 때 이걸 다 읽어버려야겠다! 다짐하곤 이틀 만에 완독 했다.

 

책의 내용

 

우리 몸의 감각을 이야기한다.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 공감각까지. 

 

내 기억에 남은 것 

 

25p 냄새는 모든 감각 가운데 가장 직접적이다. ··· 눈이나 귀의 신경세포는 한 번 다치면 다시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지만, 코의 신경세포는 인체의 다른 신경세포와 달리 약 30일을 주기로 재생된다. ··· 그런데 유전은 후열의 노란색 농도를 결정하기도 한다. 노란색이 짙을수록 냄새 감각은 더욱 예민하고 날카로워지는데, 바로 그 때문에 백색증(색소 결핍증) 환자들은 냄새 감각이 형편없다.

☞ 신기하다... 여기서 노랗다는 건 뭘까 진짜 말 그대로 세포의 색이 따로 노란색인 걸까. 털 색이 아니겠지?

 

39p 인간의 두뇌는 원래 후각 줄기에서 발생한 것이다. 우리는 냄새를 맡기 때문에 생각도 하는 것이다.

☞ 이건 처음 들어보는데 비약일까? 진짤까? 2004년 책이라... 음.. 비약일지도...? 그래도 신선하고 재미있다.

 

40p 인간의 냄새 감각은 인체의 다른 많은 기능과 마찬가지로 진화 초기, 아직 바다에 살던 시절의 유물이다. 향은 먼저 물에 용해되어야 점막에 흡수되어 맡을 수 있다.  ··· 우리 안에 바다가 있다는 것과, 우리의 정맥은 조류를 흉내 내고 있다는 것.
- 우리의 냄새와 맛에 대한 감각이 바다에서 생겨났을 뿐 아니라, 우리는 바다의 냄새와 맛을 내기도 한다. (땀)

☞ 역시 난 바다에서 온 게 맞았다. 어쩐지 바다가 너무 좋더라니. 

 

머리카락에 냄새가 잘 배는 건 지방 때문이라고 한다. 이 부분을 작년 초에 읽을 때, 회사 선배가 머리카락에 냄새가 너무 잘 배어서 스트레스라고 그랬던 게 생각났다. 그때 이 말을 해드리고 싶었는데... 내가 회사를 관뒀네.

 

43p 육식을 하는 사람과 채식을 하는 사람은 냄새가 다르다.

☞ 맞아 이거. 나는 고기 살점 냄새가 나기보다는 풀내음이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도 생각했었지. 무슨 책이었더라... 음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내가 요즘 풀보다는 기름에 튀긴 거만 엄청 먹어서. 기름 냄새가 나는 사람이 된 거 같기도 함 ㅋㅋㅋㅋㅋㅋ ㅠ 

 

56p 재채기할 때 공기가 직진할 수 있는 길이 없으므로, 입을 벌려야 하는 것이다. 입을 다물고 재채기를 하면 공기는 밖으로 나가는 길을 찾아 비강을 비롯한 머릿속의 여러 강과 내이도 등을 떠돌다가 귀에 손상을 줄 수 있다.

☞ 음 재채기는 꼭 입 벌리고, 휴지나 옷소매로 가리고 해야지. 
그런데 새삼 문장을 옮겨서 타자 치는 과정에서 느껴진 게, 이 책이 묘하게 따로 노는 느낌이었던 이유가 문장의 어미였다. 대부분이 '~것이다.'라고 되어있어서 문장들이 부자연스럽고 끊기고 있다. 

 

130p 옛날 남자 지도자들은 남성다움의 상징으로 머리를 길게 길러 늘어뜨렸다.

☞ 헉 아름답고 강한 장발남은 역사이자 진리였던 것이에요.

 

140p 온도가 떨어지면 몸은 먼저 핵심기관을 보호한다. 그래서 여자들의 몸은 생식기관을 먼저 보호하는 것이다. ··· 몸은 손발을 희생시키는 대신 중요한 내부 장기로 피를 보낸다.

☞ 오... 쓸모없어 보이지만 쓸모 있는 작용이네. 나는 내 몸이 잘못된 건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구나... 한약 먹어서 수족냉증 탈출하는 생각은 이제 접어야겠다. 견딜 만 함! 괜히 바꿨다가 다른 작용도 같이 올까 봐 신경 쓰이기도 하고... 

 

152p 궁극적으로 문신은 사람의 외양을 독특하게 만들고, ··· 또한 자기 파괴적 행위이기도 하다. 문신을 한 피부는 제대로 숨 쉬지 못하며 문신에 사용하는 잉크에는 독성이 있다. 그래서 전신에 문신을 한 사람들은 수명이 짧다.

☞ 지금은 세월이 좀 지나서 독성 없는 잉크 쓰지 않을까? 하지만 숨 못 쉬는 건 그대로일 듯...
근데 그래도 적응해서 살만해지지는 않는 걸까? 궁금해. 적응 못하나. 

 

268p 다른 소리를 뒷전으로 밀어내고 특정한 소리를 전면으로 이끌어내는 능력은 정말 놀랍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우리가 실제로 소리를 두 번 듣기 때문이다.

☞ 아? 내가 뮤지컬 보러 가서 좋아하는 배우 목소리만 뽑아 듣는 능력이 생긴 건 자연스러운 가보다. 신기해! 아싸! 

 

저지방 음식이 청력을 올린다고 해서 솔깃하다. 

 

314p 최근의 과학소설에서는 음악이 아주 먼 곳에 있는 생명체들과 나눌 수 있는 언어, 우주의 공용어라고 말하고 있다. 

☞ 이거 우주대스타잖아!@@ 보고 싶다... 

 

비판

 

문장 하나하나는 아름다운데 전체적인 흐름이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뭔가 딴 길로 새는 느낌이 들어서

중후반부부터는 초반부에 비해 그다지 재미있게 읽히지 않았다.

 

사족

472페이지. 독서시간은 잘 모르겠다. 대략 3시간 넘지 않았을까...


「마음은 뇌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과 효소를 따라 몸 전체를 여행하고 있다.

 

「비단길이 서구에게 동양의 문을 열어주었다면, 향기의 길은 자연의 가슴을 열어주었다.

「인간의 세포에는 아궁이가 있어서, 숨을 쉴 때 몸을 통해 들어온 세계를 살짝 익힌 다음,

약간 변화된 그것을 다시 내보낸다.

「냄새는 모든 감각 가운데 가장 직접적이다. ··· 눈이나 귀의 신경세포는 한 번 다치면 다시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지만, 코의 신경세포는 인체의 다른 신경세포와 달리 약 30일을 주기로 재생된다. ··· 그런데 유전은 후열의 노란색 농도를 결정하기도 한다. 노란색이 짙을수록 냄새 감각은 더욱 예민하고 날카로워지는데, 바로 그 때문에 백색증(색소 결핍증) 환자들은 냄새 감각이 형편없다.

 

「맛이 느껴지려면, 먼저 액체로 용해되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것의 냄새를 맡을 수 있으려면, 기화 되어야 한다.」

「사실 키스는 연인이나 친척 혹은 친구의 냄새를 오랫동안 맡는 행위인 것이다.」

「우리는 자연의 냄새를 바르고, 부적처럼 몸에 지니며, 그 광포함과 자성 혹은 풍미를 소유하고 있다고 상상해야 대자연 속에서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 냄새가 생존에 필수인 건 아니지만,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상실과 고립을 느끼는 것이다.

 

「타인의 손길을 받아보지 못한 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타인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 똑같은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아름다운 머리는 성장, 죽음, 재생의 순환에서 서로 다른 단계에 있는 수많은 머리카락이다.」

 

「동물들은 지도자나 새끼들의 몸을 맛있게 핥으며, 좋아하는 상대의 맛을 음미하는 일이 많다. 누군가를 맛보고 냄새 맡는 방법으로 키스를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단맛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직 설탕에 민감한 혀끝이 ··· 닳아버리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주에는 푸른빛을 산란시켜줄 먼지가 없기 때문에 공기가 검은색으로 보인다.」

「지구라는 행성에 밤이 내린다. 그것은 자연의 변덕이고, 지구가 자전하는 탓이다.

'밤'이라는 시간은, 우리 태양계가 속해 있고 다른 행성인도 거주하고 있을지 모르는 우주의 비밀스런 공간을 마주 보는 시간이다.

밤을 빛의 부재로 생각하지 말자. 자유의 시간으로 생각하자.」

 

「우리가 보는 것은 항상 반사되는 빛, 즉 흡수되지 않는 빛이다. ··· 사실 (빨간) 사과는 빨강을 제외한 모든 색이다.」

 

「단풍은 죽음의 순간에 대한 우리의 희망을 구현하고 있다. 사라지지 않는 것, 하나의 아름다운 상태에서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것, 잎새들은 녹색 생명을 잃어버릴지라도 간절한 색깔로 피어나고, 숲은 하루하루 말라가면서 더욱 육감적이고, 말없고, 빛이 난다.」

 

「우리는, 가장 깊이 잠들 때 지구의 떨림과 일치한다. 꿈을 꿀 때, 우리는 지구의 꿈이 된다.」


《감각이라는 레이더망을 통하지 않고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인간은 감각과 함께 살아간다. 감각은 인간을 확장시키지만, 구속하고 속박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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