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4. 21:34ㆍ후기/책
별점 ★★★★☆
유명한 책인 거 같아서 구매.
말 그대로 선량한, 악의 없는 차별주의자인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체적으로 쉽다.
한국 사회에 맞는 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서술되어 있어서 괜찮다.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특히 노키즈존에 대한 나의 입장을 바꾸게 되었다. 나는 애초에 애들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비혼에다가 입양 예정도 전혀 없기에 노키즈존은 나의 이득이라는 뜻으로 노키즈존을 찬성하는 쪽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깨달았다. 특정 사람들을 밖으로 내쫓는 것은, 결국 혐오이자 차별이고
그것은 추후 나에게도 다른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차별을 옹호하는 것은 지금 내가 해당하지않는다고해서 아무 생각 없이 할 일이 아니었다.
차별은 어떻게든 나에게로 돌아온다.
그리고 차별받지 않는 자들은,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까지.
하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책까지는 아니다.
그저 괜찮은 책 정도? 한 번쯤 간단히 읽고 넘어갈 정도이다.
구매할 정도도 아니다. 도서관이 열려있었다면 도서관에서 찾아읽자.
이 책에서 신경 쓰이는 점이 있다면 -
우선 나는 트랜스젠더를 또 하나의 성으로 인정하는 것이 싫다.
이것은 차별을 하고 혐오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성을 신체적인 성과 혼합해서 이상하게 만드는 이들이 너무 싫다.
정신적으로 나는 여성이라 외치는 '남자'가 여태껏 이어져온 사회 관습상의 여성 모습을 적극적으로 행하는 모습은
결국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강화하고 여성 혐오를 부추긴다. 사실 그들 대부분은 정말로 자신이 여성이길 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본인의 자유가 남성이라는 성별 속에서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흔하다. 또는 그저 여성이 특권을 받는다고 여기는 망상 종자일 수도 있다.
성별은 인간들이 가장 처음 이분법적으로 나눈 기준으로 여겨진다.
그렇기에 가장 뿌리 깊은 혐오가 자라났을 것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여성의 문화와 관습, 물건을 이용해서 '후천적'으로, '자의적'으로 군다.
이렇게 자의적인 것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하다.
성별의 구분에 있어서 트랜스젠더는 혼돈을 준다.
물론 정신적 여성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을 사회가 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신적 여성이라는 남성들의 주장은, 이분법적인 성 구조 학습의 피해자이며, 환자이다.
정신적인 치료를 받아 자신의 성을 인정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LOVE MYSELF ^^
그리고 남성으로서의 자유가 없는 것은 스스로 사회운동을 통해 바꾸어 나가자.
수술할 용기로 맞서 싸우자. 본인뿐만 아니라 본인의 뒤를 이을 다른 이들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본인의 알량한 자유를 위해서 희생될 여성들을 위해서라도.
여성들은 강요되어온 꾸밈 노동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고 있다. 탈코르셋 운동이 그것이다.
하지만 남성들은 그 꾸밈 노동을 남성으로서 하지 못한다며 결국 여성의 탈을 쓰려고 한다.
이를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순간 여성은 그 사회적 압박에서 더욱 벗어날 수 없다.
결국 남성만 자유로워지며, 여성을 더 속박하게 된다.
정신적으로 남성이라고 주장하는 여성 또한, 자신의 한계가 성별로 규정되는 현실에 부딪힌 결과로 보인다.
여성이라 주장하는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덜 해롭지만,
이들도 결국 여성으로서 극복하지 않고 남성이 되겠다고 나가버린 채 시간이 지난다면,
그렇게 여성 집단으로부터 벗어나
기득권 남성으로의 삶만 살고자 한다면 남은 여성들에게는 더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트랜스젠더를 용인하지 못한다.
이 책에서는 트렌스젠더를 하나의 성소수자로 분류한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소수자는 맞지만, 이들은 정신 문제를 가진 소수자에 해당한다.
그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책의 결론을 따져보자면 차별금지법의 제정인데,
차별의 금지는 헌법에 규정되어있지만 이 헌법의 내용을 규정하려면 법률이 제정되어야 명확해진다.
근데 그 법률인 차별금지법이 제정이 안 되고 있다. 이유는 차별금지를 한다면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도 금지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혼인 법률이 바뀔 것이다. 바로 동성혼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법은 위헌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적인 큰 이슈를 낳을 수 있기에 차별금지법은 아직 제정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헌법에 규정되어있는 차별의 금지가 결국 현실에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고 웃기다.
여성과 남성의 차별이 과연 없어지는 날이 올까?
정말로 모든 차별과 혐오가 완벽히 없어진다면 아마 목욕탕의 남탕, 여탕의 구분도
여자화장실, 남자화장실, 여자탈의실, 남자 탈의실에 대한 구분도 사라질 것이다.
거의 판타지에 가깝다.
애초에 인간은 초면의 경우, 서로를 믿을 수 있는지 여부도 크게 성별에 따라 갈리지 않나?
인간은 연대하면서도 배척하는 존재니까.
아마 배척할 존재가 없다면, 연대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모두를 믿을 수 있다면, 반대로 모두를 못 믿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갈리아의 딸들이 생각난다.
그 사회에서는, 과연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게 모든 시설을 이용하게 되기까지 수월할까?
어쨌든 이미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사회는
그 세대가 연속성을 가질수록 그로부터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평등은 변화의 두려움을 딛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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