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로 태어나서] 읽음

2022. 10. 3. 19:09후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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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2]

별점 ★


읽게 된 계기

 

저번에 빌렸다가 다시 반납했던 책인데 

잊기 전에 다시 빌려서 완독 하려고 빌려왔다. 

그리고 최근에 책을 너무 안 읽어서 졸지에 1일 1완독을 해내야 할 처지에 

굵은 책들만 남아 그나마 속독이 가능해보이는 이 책부터 완독 하려고 집어 들었다. 

 

책의 내용

 

저자가 닭농장, 돼지농장, 개농장에 들어가서 일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에세이로 써낸 것이다. 

매우 잔인하고 안타깝고 그리고, 저자의 행동 자체도 결국 그 안에 녹아들어 가 

어찌 보면 무섭기도 한 내용이다.

 

내 기억에 남은 것 

 

학교 앞에서 팔던 그 병아리들은 산란계 (계란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기르는 것) 수평아리였다고 한다.

알은 암컷만 낳으니까, 수컷은 버리듯이 그렇게 팔려간 것이다. 

현재는 당연하게도 버려진다. 죽여버린다. 어떤 방법으로든, 공간을, 사료를, 차지하지 않게 치워버린다. 

그 과정 속에서 끔찍하게 죽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위를 하는 주체는 모두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는, 절박한 입장의 다른 사람들이다.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 것

 

개를 먹는 것을 금지한다는 것은 다소 종차별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역시 시작점은, 식용 개를 금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얽혀있는 문제가 있어 쉽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역시, 모두가 이걸 막기 시작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족

464페이지. 3시간 걸렸다.

사실 안 읽은 부분이 많다. 

너무 징그럽고 끔찍해서 도저히 글자를 읽고 떠올릴 수가 없었다.

사람과의 대화를 중점으로 후반부는 훅 넘겨가며 읽어서, 

제대로 읽은 부분은 닭의 경우뿐일 것이다. 


「동정심도 그저 호감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닭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대신 이것들을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짓밟은 다음 저 산 너머로 차 버리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만약 내가 이 닭들에 대해서 책으로 읽었다면, 누군가에게서 전해 들었다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은 바로 내 눈앞에 있었고, 너무나도 역겨워 보였기 때문에 혐오하고 두려워하는 것 말고는 다른 태도를 취할 수가 없었다.

케이지란 도구는 갇힌 쪽이나 가둔 쪽 모두에게서 최악의 자질을 이끌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병아리를 생물이라고 여기면 가장 느린 작업 속도에도 맞출 수가 없다.」

「내 일이 닭을 키우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거야말로 착각이었다. 이곳에서 나의 보다 구체적인 역할은 닭을 죽이는 거다.

 

「"개고기는 금지 못 해. 지금 개들이 먹어치우는 짬(음식물쓰레기)이 얼마나 많아?"


《어느 과학자의 말을 바꿔서 표현해보자면 생명관에 상관없이 좋은 사람은 동물을 아끼고 악한 사람은 동물을 학대한다.

그런데 좋은 사람이 동물을 학대하는 경우, 그것은 대부분 동물은 물건이라는 믿음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자신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의심해보지 않는 존재는 그것이 개인이든 집단이든 시스템이든

언제든지 괴물로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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