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22] CHRISTMAS NELL'S ROOM 2019 다녀옴

2019. 12. 23. 01:59후기/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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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잘 뽑았다.

요즘 들어 비아이돌 콘서트를 다녀오게 된다.

새삼 공연 보러 다니는 틀이 넓어진 거 같아서 좋지만 오늘 갑자기 느낀 게 

나 아직까지 여자 아티스트 공연을 가 본 적이 없음...

여자 아이돌 단콘 가보고 싶은데 남초 집단 사이에는 끼기가 너무 싫어서 장벽이 높다.

저번에 여자 아이돌 콘서트 함성 듣고 나서 아 나는 안 되겠는데? 하고 느낀 바 있음.

 

아무튼 이번 공연도 남자 아티스트라는 건 나 자신에게 아쉽지만 그래그래..

 

저번 이승환 콘서트 이후로 비아이돌 콘서트는 두 번째일 거다. (내 기억에 존재하는 바에 따르면) 

 

그리고 이번에도 밴드다!

내가 처음으로 좋아해본 가수는 발라더였고 

그다음부터는 아이돌이었지만,

처음 가 본 공연이 아이돌 밴드 세션 공연이었다. 

그때부터 밴드 공연을 좋다고 느꼈을 거다. 이후 밴드 없다고 하면 가지 말까 아쉬웠으니...

 

각설하고, 넬의 공연을 갑자기 왜 가게 되었냐면 순전히 나의 의지이긴 했다.

엄마가 12월달에 하는 콘서트 뭐 있는지 봐달라 하셔서 확인하는데, 넬 콘서트가 내 눈에 띄었다.

엄마한테 넬 콘서트를 같이 가자고 했으나 누구 콘서트를 가냐는 물음만이 돌아왔다.

그게 무슨 동문서답인가 했더니 내일 콘서트로 들으시는 거였다.

"엄마 넬이라는 가수 몰라? 넬. 밴드."

했더니 모르신단다.

"기억을 걷는 시간 몰라??"

하고 나서 들려드리니 그건 들어본 거 같다고 하셨다. 

... 모르신다는데 같이 갈 수는 없겠고, 기억을 걷는 시간 생각을 하니 갑자기 너무 가고싶어졌다.

그래서 그냥 혼자 가야겠다! 하고 예매처를 찾아 예매하려니 괜찮은 자리가 하나 덩그러니.

 

날짜랑 다 고려해서 고민해본 뒤 괜찮다는 결론을 내고 결제했다.

참고로 날짜선정에는 중요한 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크리스마스 이브가 아닐 것.

사람 많은 건 아주아주 질색이라 그날엔 서울에 절대 가고싶지않았다.

 

티켓 디자인 아주 이뻐!

나는 이 티켓 배송이 정말 늦었는데... 콘서트 일주일 전에야 받았다.

(그날은 화요일이었고 공연은 다음 주 일요일이었음)

원래 아이돌 공연 티켓 기다릴 때는 티켓 디자인 스포니 뭐니 하는 바람에 휩싸여서 나도 스포를 받지 않겠다!라는 오기가 생겨있었기 때문에... (근데 대체 그게 왜 스포일까? 그렇게 사소한 거까지 처음이고자하는 욕망은 독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의 나는 티켓 배송 담당에게 티켓이 넘어가서 연락처가 뜨는 순간 바로 전화해서

"언제 오시나요? 저 빨리 받아봐야 하는데."

를 시전 했었다. 이거 안 하면 밀리고 밀려서 일주일도 걸리던데?

 

넬 콘서트 티켓은 안 급하니까 그냥 여유롭게 기다렸더니 다음 주가 콘서트 날이 된 것이었다...

사고 났나 싶어서 전화하니 중간에 배송사원이 바뀌었다고 함 ;; 뭐야 무슨 일이야?

그래도 전화하니 그날 바로 받았다. 역시 전화의 매직-

 

티켓 디자인이 정성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맨날 남아이돌 콘서트 갈 때 성의 없는 기본 디자인 보다가 아저씨들 공연에서 성의를 보게 되는군;

남아이돌들아 정성 좀 들여봐 

정성 들인 척은 존나 잘하잖아? 특히 ...

 

아무튼 디자인 예뻐서 만족했음 


콘서트 장소까지도 혼자 가고 관람 가는 거 자체를 혼자 하는 게 처음이라 표 날릴까 봐 긴장됐다.

정신 차려보니까 공연 시작 시간이 지나있고 그런 배드 엔딩 무섭잖아!

 

그래도 전날에 인터파크가 관람 전날이라며 알림을 해줬기 때문에 전날부터 내일은 콘서트. 내일은 콘서트 열심히 되내어서 무사히 갔다.

 

연말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잠실새내역 근처에 사람이 되게 많았다.

그래도 역에서 좀 멀어질수록 한산해서 살 거 같았음

한산해지고 사람 붐비지 않는 음식점에서 카레우동 먹고 공연 보러 출발쓰 

공연 전엔 카레가 최고더라고

 

잠실새내역에서 걸어가도 그다지 멀지 않으니 밥 먹고 입장할 거라면 잠실새내역에서 내려서 식사 뒤 입장하는 편이 훨씬 좋다. 

잠실 실내체육관이나 잠실 주경기장은 가봤어도 잠실학생체육관은 처음 가는 거여서, 늦지 않게 도착했더니 조금 기다려서 입장하게 되었다. 줄 서는 걸 극도로 싫어해서 화장실을 다녀오니 그때는 입장 시작. 구역이 좀 어렵게 안내되어있어서 스태프분한테 한 번 물어보고~ 착석해서 기다렸다. 

특히 비아이돌 공연은 한 10분 전쯤이나 아니면 15분 전에 입장하는 게 딱 쾌적한 기분으로 공연 관람할 수 있는데, 아이돌 공연에 숙련된 나머지 그게 잘 안 된다. 

열심히 기다리다 보니 7시. 역시 정각에 시작하는 경우는 잘 없다. 정각에 둥! 하고 시작하는 경우는 골든디스크 정도? 골든디스크는 늘 딴짓하다가 갑자기 둥! 하고 시작해서 시각을 보면 정말 정각이었다. 네이버시계를 켜 두는지 네이비즘 시계를 켜 두는지 무튼, 시간 개념 대박이라며 늘 웃었던 골든디스크. ㅋㅋㅋㅋㅋㅋ

 

대부분은 몇 분 늦으니까 기다리기로 했다. 

이전 이승환 콘서트는 공연 시작 예정 시간보다 15분 정도 넘게 기다렸던 거 같다. 그때는 관객들도 열심히 입장중이고... 솔직히 어이없었다. 특히나 관객들이 엄청 늦는 느낌? 입장 제한해버려 그냥 ㅡㅡ

 

넬 콘서트는 아마 5분 뒤에 시작했다. 이 정도면 살짝 늦는 관객들 배려 차원에서 이해 쌉가능

 

우선 기억에 남는 점은 

1. 흑백 전광판이 너무 분위기 있고 좋았다.

작년 방탄소년단 콘서트에서 특정 곡에 회색 전광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나는 곡의 분위기고 뭐고 그냥 얼굴 보고싶었어서 불만이었다. 그 때 생각이 났다. 왜냐면 여기서의 흑백 전광판은 너무 분위기 있고 아름답게 느껴졌거든.

2. 영상미가 최고였다. 조명이랑 다 굳. 바닷속에 있는 느낌. 물결치는 조명. 

초반에 영상을 따로 사고싶어질 정도였다. 특히 사막이라 해야하나. 갈색의 절벽 사이에 헤엄치는 가오리. 나는 자연도 좋아하고 특히 바다를 정말정말 좋아한다. 바다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었다. 진짜 하나같이 너무 예뻤고, 물결치는 듯한 조명도 최고였다. 3층에서 보길 잘했다고 연이어 생각했어. 조명이 과해 내 눈을 쏴서 시야를 차단하는 경험을 여럿 겪었기때문에 딱히 호감은 아니었는데, 조명 연출이 이렇게 성의있고 아름다운 거라는 걸 넬 콘서트에서 느꼈다.

 

3. 기억을 걷는 시간 부르며 관객들과 소통.

아는 노래는 정말 이거 뿐이었다. 근데 다 듣기는 좋았다. 넬 목소리니깐 이질감 없어. 이 곡 하기 전에 넬이 그랬다. 넬 콘서트는 타이틀 곡을 거의 안 하고 수록곡만 한다고. 수록곡을 만드는 것에 힘을 많이 쓰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래요, 좋은 곡들인데 무대하고 싶죠. 연출도 다 오지는 걸요~ 찬성입니다. 그래도 기걷시는 해주시지 않겠나요? 라고 생각한 이후였다. ㅋㅋㅋㅋㅋ 2층 앞 계단도 한 번 올라가주고. 관객분에게 마이크도 한 번 건네면서, 한 바퀴쯤 돌고 다시 돌아왔다. 네 명이 다 돈 건 아니고 보컬 그 분만. 

 

4. 첫인사를 하기까지 전 50분 동안 공연.

보통 콘서트를 가면 2-3곡 후에 첫인사를 한다. 방탄소년단 전 가수인 빅뱅은 기억 다 날아가서 모르겠고, 방탄소년단은 체감상 점점 오프닝 곡 수를 줄이고 말하면서 쉬었다. 이승환은 그보단 많았는데 대략 5-6곡 정도 했던 거 같다. 기억은 별로 안 난다. 근데 넬은 진짜로 오랫동안 인사 없이 무대만 줄기차게 했다. 아 이정도면 이제 안녕하세요 넬입니다 정도 해야하지않을까? 생각을 하기를 몇 번.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드디어 넬이 멘트를 하는 순간.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7시 공연시작이었는데, 그때가 7시 50분이 넘었다. 거의 10곡은 한 뒤가 아니었을까?

기본적으로 멘트 간의 텀도 길어서, 공연에 집중하기가 좋았다.

5. 말이 별로 없는데, 은근히 웃기다. 그리고 말이 적으니 오히려 하는 말마다 기억에 남음. 

6. 수록곡을 엄청 많이 함. 아는 노래는 기억을 걷는 시간 딱 하나.

기걷시 할 때 관객들이 모두 핸드폰 플래시를 킨다.

7. 그래도 넬의 보컬은 목소리만 들어도 넬이구나. 싶어서 낯설지 않음.

8. 어떤 곡에서 각양 색색의 폭죽이 화면으로 터지고 관객들은 손을 뻗어 던지는 모션을 취한다.

진짜 신기하고 기분 좋은 공연이었다. 나는 같이 하는 편은 아니고, 그냥 그 장면을 찍었다.

9. 곡의 템포에 맞춘 관객들의 박수 

10. 공연 끝난 뒤의 장미향 

11. 퇴장할 때 사람들에 둘러싸여 눈 맞으며 감.

12. 곡 끝난 뒤 박수.

13. 원하는 엔딩 곡 투표를 손 들기로 한다.

14. 빨간머리 머리색이 예뻤음.

저렇게 나이 많은 사람도 열심히 염색을 하는데! 두피 아프다고 징징대는 남돌들 생각나. 평생 눈에 안 띄는 머리색만 하면서 돈도 못벌고 망해봐야 정신차려...

15. 촬영에 대한 제재 0

아이돌 공연이야 촬영은 고사하고 핸드폰 드는 것도 지랄할 만큼 통제가 심하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경우는 진짜 심하다. 거기는 시발 아유 생각도 하기 싫어. 특히 의탠딩으로 바꾸면서 엄청나게 심해졌다. 잡기도 쉽겠지? 이쯤 생각하니 거기 공연에 의탠딩 없는 이유가 잡아서 빼내기 용이하려고 하닌가 싶다. 

세븐틴은 아이돌이지만 스탠딩이기도 하고, 앵콜에는 통제 안 한다. 원래 대부분은 그랬다고ㅠ@

이승환도 촬영 금지였지만, 별로 신경도 안 썼고, 심지어 촬영가능 무대를 따로 정해서 그 무대 전에는 전광판에 카메라 표시를 띄웠다. 그럼 다같이 찍는다. ㅋㅋㅋㅋ

넬은 그런거 하나도 없고, 공연 시작 전 유의사항은 폭죽 주의정도. 

다들 무대가 너무 아름답다싶으면 핸드폰을 꺼내서 찍는다. 아무도 신경 안 씀! 

 

공연의 이름이 넬의 방인데,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공연 내내 내가 정말로 넬이라는 가수의 구역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비로소 그들에 의해 통제되며 그들이 이끌어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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