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책

[만들어진 신] 읽음

Ɖen 2020. 10. 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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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8 / 09.21-10.01]

별점 ★


내 마음속에 있던 의문들을 죄다 끄집어내어 긁어주는 책.

사실상 모든 자유에 있어 최고의 지위에 놓여있는 것이 종교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을 즈음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미리보기로 100페이지 즈음 e book으로 본 후에,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여 보았음.

사실 이전에는, 종교의 자유라는 것이 너무 편해보여서 

내가 채식을 하는 것도 종교라고 우기면 편할테니 그냥 그렇게 우겨버릴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누가 내가 채식을 하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쓸 때에는, 

그저 내 식습관일 뿐 종교가 아니라고 덧붙이고는 했다. 그러니까, 고기 좀 먹는다고 내가 지옥에 갈 것이라는 등의 

고차원적인 생각으로 넘어가지도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또한 내 마음이 바뀌면 식습관도 자연히 바뀌는 것이니 유동적인 것이라는 언질까지도 합친 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종교라고 해서 존중하는 태도를 내가 그렇게 역이용하는 것이 그리 좋은 행위는 아니라는 자각을 하게 됐다. 

 

초반에는 무신론자의 사회적 지위, 입지에 대해서 말해주는데 

무신론자는 동성애자보다도 사회적 입지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여성이고, 유색인종(황인종)이며, 무신론자이고, 왼손잡이이고....

새삼 주류에서는 꽤나 벗어나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종교와 관련한 발언들을 알려주는데, 하나같이 일침이어서 

이런 말들에 왜 주목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고

이 책에서나마 알 수 있어서 기쁘기도.

그리고 유신론자와 이신론자, 범신론자의 차이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유신론자는 초자연적 지성을 믿고, 창조와 지속적 영향을 받으며 인간사와 긴밀하고, 죄의 용서와 처벌 기적 등등을 믿고 의존한다. 

이신론자는 유신론자와 마찬가지로 초자연적 지성을 믿지만, 우주 지배 법칙의 설정에 관여할 뿐 인간사에는 관심이 없다.

범신론자는 위 두 유형과 다르게 초자연적 신을 믿지 않고,  '신'이라는 단어는 자연과 우주의 움직임에 대한 지배 법칙을 가리키는 비초자연적 동의어로 간주한다. 

 

정리하자면 범신론은 매력적인 무신론이며 이신론은 약한 유신론 정도로 볼 수 있다. 

 

 

음 그리고 이 책을 보다보면 리처드 도킨스가 칼 세이건을 꽤나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

최근에 읽은 책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였어서 새삼 반가웠다. 

 

여하튼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에서는 종교가 말하는 창조와 신에 대한 개연성을 거절하고 

자연선택이라는 누적 과정을 예의주시한다. 자연선택의 하나하나가 누적되어 연속으로 쌓이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우연이 (한 번에) 도달할 수 없을 정도의 비개연성을 지니게 되기에 

신이 창조했다는 결론이 속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라는 것.

비록 그럴지언정 이 사실 개개는 약간 비개연적일지라도 심한 수준을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낙태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리처드 도킨스도 낙태에 대해 

배아의 신경계가 아직 없을 때에 어머니의 잘 발달된 신경계가 선택을 하면 안 되는 것이냐며 반문하는 문장이 나온다.

나는 그걸 보고, 여성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사회에 만연했기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도킨스가 보기에는 얼마나 이해가 안 갔을까 싶다. 

 

전체적으로 리처드 도킨스의 신랄하고 직설적인 문장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진 책이다.

우리 생활에서 종교는 어디에나 존재하니, 무신론자들도 종교에 대한 존중이 익숙한 현실이다.

그러니 이 책을 한 번 읽어서 종교에 대한 진실을 더욱 객관적으로 깨우치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그냥 막연히 '종교의 자유가 있으니까' 하면서 유신론자들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넘겨주지 말고 

확실히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으니 말이다.

 

 

유신론자들도 한 번쯤 읽어보고 자신의 신앙에 대해서 무신론자들의 시선은 

어떨지 그리고 자신은 어떤지 돌이키기에도 좋은 책일 것 같다. 

비록 도킨스의 직설적인 문장에 놀라더라도!

 

- 존 스튜어트 밀 " 가장 명석한 사람들, 지혜와 덕을 겸비한 사람들 중에 종교적 회의론자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게 된다면 세상은 경악할 것이다. "

- 로버트 퍼시그 "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신은 우리의 불충분한 감각으로 세계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경외심을 품게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오로지 처벌이 겁나서 그리고 보상을 바라기 때문에 사람들이 선한 것이라면 우리는 정말로 딱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 칼 세이건 "신이라는 말이 우주를 지배하는 물리법칙들을 의미한다면, 그런 의미의 신은 반드시 존재한다.

이 신은 정서적인 만족을 주지 않는다. ··· 중력 법칙을 향해 기도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 H.L 멘켄 "우리는 동료의 종교를 존중해야 하지만, 자신의 아내가 아름답고 아이들은 영리하다는 그의 이야기를 존중하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그리고 그런 정도로만 존중해야 한다. 

- 존 애덤스 " 가능한 모든 세계들 중에서 최상의 것은 종교가 없는 세계일 것이다."

- 조지 버나드 쇼 "신자가 회의주의자보다 더 행복하다는 말은 술 취한 사람이 멀쩡한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는 말과 별 다를 바 없다."

- 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 "종교는 인간의 존엄성을 모독한다. ··· 선한 사람이 악행을 한다면 그것은 종교 때문이다."

- 파스칼 "사람은 종교적 확신을 가졌을 때 가장 철저하고 자발적으로 악행을 저지른다."

 


「무신론은 거의 언제나 마음의 건전한 독립성, 즉, 건강한 마음을 나타낸다.

 

「정치적 로비에 뛰어난 유대인들과는 달리, 그리고 그보다 더 막강한 정치권력을 휘두르는 복음주의 기독교인과는 달리,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는 조직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영향력이 거의 전무하다.

사실 무신론자들은 조직화하는 일은 고양이 떼를 모으는 일에 비유되어왔다. 그들은 독자적으로 사고하고 권위에 순응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비종교인을 포함하여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사람이 받아들이고 있는 가정 중 하나는 신앙이 모욕에 몹시 취약하므로 인간을 대할 때보다 훨씬 높고 훨씬 두꺼운 존경의 벽을 쌓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편견을 주장하면 으레 그 편견을 옹호하라는 요구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종교인에게 신앙을 정당화하라고 요구한다면, 당신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꼴이 된다.

 

「동성애자를 차별하기 위한 법적 소송은 이른바 종교적 차별에 반대하는 소송으로서 제기되고 있다.

 

「그저 조금 다를 뿐인 견해들에 유독 심한 적대감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그 신학적 견해들을 지지하는 증거가 전혀 없어서일 것이다.

 

「교회가 예술의 주된 후원자가 된 것은 엄청난 부 덕분이었다.

 

「일부 페미니스트계 신학자들은 신을 여성으로 설정함으로써 역사적인 부당함을 바로잡으려 한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여성이나 존재하지 않는 남성이나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신학과 페미니즘이 어리석을 정도로 교차하는 지점에서는, 존재가 성보다 덜 눈에 띄는 속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늘의 신을 섬기는 그 종교(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들은 말 그대로 가부장적이므로, 해당 지역의 여성들은 하늘의 신과 지상의 남성 대리자들에게 2,000년 동안 멸시를 받아왔다.

 

「창조론자는 통계상 비개연적인 것의 출현을 단번에 이루어진 사건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누적의 힘을 이해하지 못한다.

「확률 법칙은 그들이 그들 이전의, 더 단순한 선행자 없이 느닷없이 출현했다는 생각을 허용하지 않는다.

 

「설계는 우연의 유일한 대안이 아니다. 자연선택이 더 나은 대안이다.

 

「종교적 행동은 이성애와 똑같은 방식으로 인간의 보편적인 행동이라고 부를 수 있다.

「우리 모두가 무생물을 행위자로 인격화하는 심리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

「종교가 보편적이라는 사실은 아마도 그것이 무언가에게 혜택을 주고 있지만, 그 무언가는 우리나 우리 유전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일 것

「종교적 행동은 빗나간 것 즉, 다른 상황에서는 유용한 혹은 과거에는 유용했던 심리적 성향의 불운한 부산물일지 모른다.

 

「일반적으로 말해 종교가 진정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는 "몰이해에 만족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가르친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타고난 목적론자이며, 자란 후에도 결코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설령 우리가 도덕적이 되기 위해 신이 필요하다는 것이 사실일지라도, 그것은 신의 존재 가능성을 더 높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신의 존재를 더 바람직하게 만드는 것일 뿐이다.

「특히 개인의 죄를 체계적으로 이용하는 신앙을 지닌 사람들이 더 그럴 것이다.

사실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다섯 곳 중 세 곳이 신앙심 깊은 텍사스 주에 있다.

 

「신(혹은 지각관)이 관련된, 대규모의 지진들이 언제나 인간과 관련이 있다고 믿다니 정말로 주제넘은 자기중심주의이다.」

 

「배아를 죽이는 것에 열렬히 반대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어른을 죽이는 행위에는 보통 이상으로 열광하는 듯이 보이는 것.

「아무튼 배아의 신경계가 아직 없을 때, 어머니의 잘 발달된 신경계가 선택을 하면 안 되는 것인가?

「모든 배아가 도살장에 있는 소나 양보다 고통을 훨씬 덜 느낀다고 가정하는 것이 어느 모로 보나 합리적이다.

특히 종교의식에 쓰이기 위해 목이 잘릴 때까지 온전히 의식을 의지하고 있어야 하는 동물들에 비하면 더욱 그렇다.」

 

「종교 신앙은 합리적인 계산을 침묵시키는 데 특히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대개는 다른 것들을 모두 침묵시키는 계산을 말이다.」

 

··· 그것은 비위를 맞추는 것이지 도덕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개가 짖는 소리로 치부해야 하지만) 그것에 너무 익숙해져서 객관성이 무뎌져 있다.」」


《'온건한' 종교의 가르침은 비록 그 자체로는 극단적이지 않아도

극단주의로 이어지는 공개 초청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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