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언니를 보라] 읽음
별점 ★★★★☆
요 근래 처음으로 역사 분야 책을 읽은 듯.
원래 비문학 좋아하지만 비문학 중 제일 좋아하는 분야는
자연계열 쪽이고, 인문학은 그다음, 가장 안 보는 비문학이 바로 역사다.
그렇지만 책은 다양하게 봐야 하니깐. 역사 분야를 이번에 읽게 됨.
아니 그리고 나 바쁜 시즌인데 괜히 책 엄청 읽게 되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정확히 말하자면
최근 페미니즘에 관한 논문을 읽으면서 다시금 깨달았던 사실 때문이다.
여성의 역사는 기록되고 전해져 내려온 것이 적다는 것.
그래서 더욱 이 책을 최우선으로 읽게 된 것이다.
읽다 보면 상상 이상으로 빻은 과거 역사에 어이가 없어지기도 했다.
색공이라는 것이 초반에 읽으면서 너무 충격이었다. 어머니와 딸 간에 계승되는 인통이 있는데.
이에 속한 여성들은 신라 왕실 남성들의 결혼상대가 되거나 그들에게 색공을 바쳐야 한단다.
근데 이 색공이 뭐냐면 혼인 외 성적 쾌락의 상대가 되는 거라고 함.
헐...
그리고 또 내가 느낀 점. 나 정말 역사 모르는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처음 듣는 이름이 많아서 충격이었다.
그래도 어릴 때 읽던 책에서 본 것도 꽤 있긴 했고...
이 책은 성인 여성들에게 두루 추천하고 싶다.
특히 이성애자 성인 여성 / 기혼 여성.
은연중에 내가 알던 이야기랑은 다르기도 하고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편견에서 더욱 벗어날 수 있었음!!
「역사는 내 언니들의 시행착오가 가득 담긴 생생한 경험담 같은 것이다.」
「왜 민족의 역사는 항상 현대 후손, 그것도 남성 후손의 시각에서 바람직하고 이로운 것만 정사로 채택되어야 하는 것일까?」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여자가 파멸한다는 것은 단지 역사의 루머일 뿐이다.」
「그녀는 자신의 것을 당연히 지키려 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악녀란 평가를 받았을 뿐이다.」
「그녀의 훌륭함을 말하면 남성 지배자나 교회는 불편해진다.」
「첫째, 이런 평가를 받을 정도로 그녀는 가진 것이 너무 많았고 영향력이 컸다. 둘째,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대로 보고 평가한다. 셋째, 사람들의 평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 삶을 평가하는 시선을 따라가보면 우리가 만나게 되는 것은 ··· 오히려 우리 자신이다.
사람들의 비판이 무서워 자신의 재능을 맘껏 드러내지도 못하고, 루머에 휩쓸릴 것이 두려워 자신의 사랑과 욕망을 대놓고 추구하지 못하는 나약한 우리 자신이다. 그러다 불행해지면 나와 다른 길을 선택해 맘껏 산 사람들을 비난함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삼곤 하는 비겁한 우리 자신이다.」
「'남자 대 여자'로 댓글 논쟁이 벌어지곤 하는 모습과 달리, 이는 실제로 남자 대 여자의 갈등이 아니다. 공격은 젊은 미혼 여성에게 집중된다. 이는 자신과 사랑을 나눌 또래 젊은 여성들을 소수의 부유한 상위 계급 남성들에게 빼앗기는 현실에 대해 분노한 일부 젊은 남성들의 공격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앞서서 이끌어가는 시대는 전 시대와 다르다는 것. 자신은 각성한 사람이라는 것을 과시하는 남성들은 역사상에 늘 있었다.」
「헬렌은 여성의 권리, 특히 참정권 쟁취를 위한 운동을 펼쳤다. ··· 사람들은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헬렌이 자신의 순수한 의지로 사회주의자가 되었다는 것을 믿지 못했다.」
「헬렌, 그녀의 육신의 눈은 비록 안 보였지만, 세상에 대한 시야는 넓었던 것이다. 그녀의 어두운 눈은 오히려 세상의 어두운 면을 더 깊게 보았던 것이다.」
《아무리 역사적 사실과 다른 이야기일지라도 변형된 이야기 안에
창작자와 향유자의 의도가 어떤 형태로 담겨있는지를 보면 그 시대가 보인다.》
《어느 시대나 억압은 있었다. 하지만 그 억압을 부당하게 보는 다른 시선도,
억압에 굴하지 않는 다른 목소리도 늘 있었다. 차별도 있었지만 연대도 있었다.》
《어쩌면 자료나 유물이 발견되지 않아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일 뿐
우리가 꿈꾸는 삶은 이미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여성사 쪽은 자료도 부족하지만 있는 자료도 해석해주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우리에게 걸러져서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