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한아뿐] 읽음
별점 ★★★★☆
읽게 된 계기
유명한 소설이라서 읽어보려고 했던 책.
그러다가 저번에 독립서점에서 책 추천받다가, 지구에서 한아뿐의 주인공 한아가 비건이라는 말을 듣고
헉 정말요? 읽어야지! 했다. (근데 한아는 채식을 하지 않고 그 외의 저탄소 생활을 한다.)
그래서 10월의 소설로 미리 9월에 빌려둔 책.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콘서트 가는 길에 읽을 책으로 집어 들었다.
책의 내용
저탄소 생활을 실천 중인 한아. 한아에게는 오래된 남자 친구가 있다.
하지만 그 남자 친구는 안정된 생활을 즐기지 않고, 은하수를 보러 여행을 떠나는 게 부지기수.
하지만 한아는 남자 친구를 사랑하기에 이번에도 보내준다.
그렇게 이번엔 캐나다로 향한 한아의 남자친구 경민은,
다시 돌아온 뒤로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렸다.
이전보다 더 헌신적인 그런 남자 친구의 모습으로 돌아온 경민에게 괴리감을 느끼는 한아와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한아에게 헌신적인 태도로 사랑을 표현하고, 프러포즈를 준비하는 경민.
프로포즈 장소에서, 경민은 한아에게 반지를, 한아는 경민에게 전기충격기를 들이민다.
캐나다로 떠나기 전의 '진짜' 경민은, 우주여행을 가기 위해
우주인에게 몸을 빌려주었다.
몸을 바꾼 우주인은 한아를 사랑해서 찾아온 인물.
한아를 위해서라면 모든 걸 내던지고 이 머나먼 지구까지 와서 헌신적으로 굴 정도로
한아를 사랑하고 있다.
'진짜 경민'은 한아를 사랑했지만, 우주와 여행하는 삶을 더 사랑했다.
그래서 한아를 두고, 몸을 빌러 주며 떠났다.
한아는 배신감을 느끼지만, 자신을 사랑한다는 자가 궁금은 하다.
그렇게 시작된 약혼, 그리고 사랑은 둘을 결혼으로 이끌었고,
아이를 입양하여 키우던 중 '진짜 경민'이 돌아왔다.
몸이 말도 안 되게 약해진 채로.
하지만 이미 그는 '경민'이라는 이름을 가질 수 없다.
그의 마지막은 지구에서였지만, 한아를 만나고 다시 우주로 보내졌다.
그리고 한아는 나이가 들어 죽음을 맞이할 때가 되었다.
그런 한아에게 '경민'은 말한다.
사실 결혼할 때에 서약 내용 중, 한아의 사후 신체에 대한 결정권을 경민이 가진다며,
한아가 죽으면 뇌를 꺼내어 저 머나먼 우주 어딘가의 복구 전문가에게 맡기고
새로운, 우주를 더 잘 견딜 수 있는 몸을 갖게 만들겠다고.
그들의 사랑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내 기억에 남은 것
SF 로맨스 소설은 처음 읽는데,
솔직히 내 취향이 아니다. 로맨스 소설이라는 것도, SF 소설이라는 점도.
흐린 눈을 해야 할 게 더 늘어나는 느낌.
하지만 쉽게 읽혀서 킬링타임용으로 좋았다.
명대사도 반가웠다.
내가 너한테 반하는 바람에, 우리 별 전체가 네 꿈을 꿨던 거?
뭔가 문장 단독으로 볼 때보다 소설 속에 있을 때 더 당황스러워서 신기했다.
내가 쟤를... 로맨스적인 인물로 생각하지 못해서일 것이다.
마지막 엔딩도 솔직히 로맨틱보다는, 무서웠다.
제발 좀 놔줘... 무서운 외계인...
외계인의 집착은 무섭다, 정말.
사족
248페이지. 1시간 30분 완독.
2012년 소설인 걸 몰랐다.
나는 개정판 전의 것을 읽었다.
아무래도 한아가 채식을 하지 못한 것은 2012년이라서인듯하다.
이 당시 이 정도의 노력과 관심이면 10년이 지난 2022년의 한아는 재미있게 채식을 즐길 듯.
《"그거 알아? 내가 너한테 반하는 바람에, 우리 별 전체가 네 꿈을 꿨던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