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토스테론 렉스] 읽음
별점 ★★★★☆
읽게 된 계기
3년 전이다. 코델리아 파인의 <젠더, 만들어진 성>을 대단히 감명 깊고 흥미롭게 읽었었다.
독서를 하지 않는 성인에서, 독서를 하는 성인으로 내가 바뀌던 그 초기에
'소장욕'이 일었던 책이 바로 젠더, 만들어진 성이었다.
하지만 그 책은 절판 상태였고, 낙심했지만 몇 달 뒤에도 소장욕이 사라지지 않아
중고로 따로 구매까지 했을 정도.
페미니즘 과학서란 정말 재밌다는 걸 알게 해준 책이기에
그 책의 저자인 코델리아 파인의 다른 저서도 꼭 읽어보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그 책이 도서관에 없었고...
지금껏 잊고 있다가 다시금 생각나 도서관에서 다시 찾아보니 책이 있었다!
그래서 바로 빌려왔다!
책의 내용
책의 부제는 남성성 신화의 종말.
호르몬 중 하나인 '테스토스테론'이 남성성을 좌우하고 그 남성성이란 경쟁, 위험 감수와 같은 것들이다.
사람들은 테스토스테론의 역할을 과하게 부여했으며 그것은 일종의 신화이다.
이 책은 그 신화를 깨주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후기
우선 코델리아 파인의 유머러스한 특유의 문장들이 재미있었다 ㅋㅋㅋㅋ
18p 그야말로 고환에게 절로 경의를 표하게 만드는 결론이라 할 수 있겠다.
기억에 남았던 것 중에 하나는 다음 문장이다.
75p "성적 쾌락이 유대감 조성이나 개인적, 대인 관계적 긴장의 해소 등 [생식과 관련이 없는] 다른 목적을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이거 저번에 내가 읽은 소설인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에서 주인공 로자랑 치글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장을 읽고 나니 걔네의 행동이 이해가 가긴 함...! 근데 로자가 그때 너무 임신에 집착을 해놓고 그래서 잠시 생식 기능 외 성관계를 인지 못했던 거 같다 ㅋㅋㅋㅋ
주로 물고기 예시도 드는데, 비약일 것 같으면서도 비약이 되지 않도록 잘 서술해나가는 점이 좋았다.
사족
총 독서시간이 3시간 남짓!
그리 얇아보이는 책이 아닌데도, 페이지가 300페이지가 안 된다.
게다가 미주가 많아 책 본문은 230페이지 남짓.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읽었던 <젠더, 만들어진 성>에서 만큼의 감명은 얻지 못했다.
역시 처음 읽는 주제여야 충격과 흥미로 다가오는 걸까 싶기도 하다.
젠더, 만들어진 성도 그리 가독성 면에서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테스토스테론 렉스가 다루는 문장들이 더 쉬운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은 더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책 전반적으로 '비인간 동물' 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역시 '비인간 동물' 이라는 단어를 쓸 줄 안다는 점에서 호감이 생긴다. ㅋㅋㅋㅋ
「테스토스테론 렉스 관점은 진화, 뇌, 호르몬, 그리고 행동에 관한 상호 연관된 주장들을 한데 묶으며 우리 사회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난제인 성 불평등 문제를 깔끔하고도 설득력 있게 설명해 준다.」
「한 학자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 사회에서 선물은 "중요한 비밀, 즉 선물을 주는 사람이 선물을 받는 사람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드러낸다. 」
「이것은 단지 여성이 덜 야심적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여성이 성공에 대한 기대치가 더 낮고, 롤모델도 적으며,
지지도 덜 받는 데다 자신의 조직이 능력을 우선한다는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 렉스는 여성이 처하게 된 저임금과 낮은 지위의 원인을 은연중에 여성 탓으로 돌리며, 정작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온갖 젠더화 된 영향들의 마구잡이 혼합물 ㅡ 규범, 믿음, 보상, 불평등, 경험, 그리고 하위직 아웃사이더들에게서 자신들의 영역을 보호하려는 자들이 자행하는 처벌까지 ㅡ 에서는 시선을 거두게 만든다.」
「젠더 본질주의적 사고는 남성을 성범죄에 더 관대해지게 만들고, 사람들로 하여금 진보적인 젠더 정책을 덜 지지하게 하며, 현 상태에 더 편안함을 느끼게 만든다.」
「언뜻 보기에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성차별적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모든 것들이 다 누적되기 때문이다.
만약 아무도 사소한 문제에 목숨 걸지 않는다면, 중요한 문제는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을 남성이나 여성 중 하나로 분류하는 사회 관습과 정책, 법 등은 '둘 중 하나' 식의 이진법적 시각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유효할지 몰라도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라는 생물학적 사실을 은폐한다.》
《신경과학자라면 당신의 뇌를 보고 당신의 성별을 정확히 맞출 수도 있겠지만,
당신의 성별만 가지고 당신 뇌의 구조를 추측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