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읽음
별점 ★★★★☆
읽게 된 계기
내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담겨 있던 책.
어쩌다 담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6일에 머리 자르고, 그 앞에 있는 도서관에 갔다가 마침 얘랑 눈이 마주침.
그래서 빌려왔다!
가볍고 간단히 읽기 좋아보여서 환기용으로 마련한 책 ><
책의 내용
법의학자인 저자가 죽음에 대해서 말해주는 책.
깊게 들어가지는 않고, 간단하게 부검 과정에서 알게 되는 사인과 그 개인들의 스토리도 나오며
죽음을 무섭지 않게 다뤄준다.
내 기억에 남은 것
116p 죽음 후의 세계를 알랄루 Arallu라고 보아 감정이 없는 어두운 지하의 그림자 세계로 묘사했다.
☞ 란란루 생각났다. 란란루 아는 사람...? 그 맥도널드 캐릭터가 막 휘어지면서 계속 란란루~ 하는...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 것
새삼 내가 법학과를 나오긴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이 참 친절하고 쉬웠다 ㅋㅋㅋㅋㅋ
187p 가장이 죽을 때 혼자 죽지 않고 가족을 살해하고 죽는다든지 부부가 아이와 함께 죽는 일이 심심치 않게 기사거리로 올라오는데, 이것은 외국에서는 굉장히 드문 경우로, 아이나 가족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특이한 우리 정서를 반영하는 자살이다.
☞ 이거 짚고 넘어가서 좋았다. 이런 형태의 동반자살은, 사실상 자살이 아니라 타살과 자살이 공존하는 것이라고. 다만 '특이한 우리 정서'라는 말로 마무리되어 아쉬운 감이 있다. 그냥 한국 문화의 결과다~ 하는 가벼운 느낌으로 끝날 소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다.
이 책이 나에게 영향을 끼친 점
얼른 유서 써야하는데...
장례 때 옷이나 음악, 꽃을 고민해본 적은 없었는데
나도 이쪽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었다!
사실 무엇보다 나는 내 장례식에서 동물 시체를 먹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술도 안 마셨으면 싶다.
그리고 나는 정말 성격이... 자기주장이 강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사람이기도 한데
죽음에 있어서 주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더 확고하게 들었다.
나만의 마지막 파티. 축제를 만들 거야... 가보자고!
비록 나는 유서에다가 시키기만 하고 진짜 지켜지는지는 확인도 못하지만
그래도 뿌듯할 거다!
떠오른 질문
초반에 인물의 서술로, '술과 여자를 좋아한다'는 남자가 나왔다.
술은 사물이고, 나란히 병치된 '여자'도 사물로 느껴지는 이 서술이 새삼 불쾌해서 놀랐다.
그냥 여색을 좋아한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술과 여자를 좋아한다. 즐긴다. 이 서술에서 여자를 진짜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
하다못해 애호도 아니고.
이 서술이 좀 찝찝했으나 이 사회에서 만연한 표현인 것도 알고 있다. 그냥 내가 불쾌하게 느낀 거라서 기록하고 싶다!
실천과 변화
이거 읽다 보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책을 읽고 싶게 되는데,
내가 그랬다.
그래서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담으려고 어플 켰더니 이미 넣어져있어서 웃겼다 ㅋㅋㅋㅋ
읽고싶은 책 너무 많아!!@@
이 책을 비판하는 사람을 보았을 때 그에 대한 나의 생각
생각보다 너무 가벼워서 아쉬울 수도 있겠다!
사족
이 책을 단 2시간 만에 읽었다.
가볍게 환기용으로 빌린 건데 딱 그만큼 좋았던 책.
「죽음은 병원에서 해결하는 것으로 타자화시키고 우리는 죽음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조금 더 죽음으로부터 안전한 삶의 공간에 남아있고자 하는 것이다.」
「일제 식민지 통치 하의 재판에서 법의학 따위는 필요가 없었기에, 결국 일제 강점기에는 우리 조상들의 법의학을 계승할 길이 막히고, 관련 제도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가지의 삶이 있고 100가지의 죽음이 있는 것이다.
나만의 고유성은 죽음에서도 발휘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