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다는 착각] 읽음
별점 ★★★★☆
읽게 된 계기
아빠가 최근에 산 책 중에 있어서 보게 되었다.
종종 책에 대한 언급을 보았기에 읽어볼 마음이 있었다!
마침 아빠가 장바구니에 넣어둔 것을 보고 잘됐다고 생각했고
아빠가 다른 책을 읽고 있어서 내가 먼저 집어왔음.
책의 내용
책의 부제목에도 있듯이 '능력주의란 정말 공정한가'이며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가 현재 추구하는 능력주의의 현실은 정말로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 맞나?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으나
능력주의는 결국 승자와 패자를 나누면서도
그 승자에게 합리화를 용이하게 하며 패자는 모든 걸 자신의 탓으로 하여
결국 절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것.
그 점이 현재 능력주의의 가장 문제라고 보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물론 주어진 능력에 대해서 공정하게 대우하는 것은
그 자체만 보았을 때에는 참 이상적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그 이상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과연 운과 그가 속한 사회적 배경을 무시할 수 있냐는 것이다.
어느 사회에서는 같은 재능이어도 천대받을 수 있을 것이며
같은 재능이어도 누군가는 그가 가지고 태어난 환경 덕에 더욱 빛을 발하고 높은 대우를 받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능력주의는 결국 실패한 것과 마찬가지이며, 이를 수정하는 방안으로
모두를 결과적인 평등으로 강제로 이끄는 것을 주장하진 않는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가장 결론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능력주의는 그렇다 쳐도, 우리 사회는 경제 성장을 최고로 여기고 있고
자본주의를 지속하는 이상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을 현실에서 제대로 반영하기에는 아직 무리이다.
저자도 그것을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실을 합리화하고 안주할 상황을 아니어 보인다.
우리가 생각하던 능력주의의 신화가 과연 어떤 상태인지
다 같이 되돌아볼 차례라는 점에서 사람들은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기억에 남은 것
능력주의와 학력주의는 일맥상통한다.
재작년, 열풍이 일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로 인해 우리는 학력에 목숨을 거는 부자들의 이야기를 만났다.
진짜냐며 묻는 이들도 있는 반면 더 심하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분명 꽤나 자극적인 드라마였지만, 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책에서 말하는 내용은 대부분 미국 사회의 이야기였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이야기와 다름이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미국의 자본주의, 능력주의, 학력주의를 그대로 받아 키워나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트럼프의 정치 방식과 더불어 애초에 트럼프가 어떻게 당선이 되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저 미국의 덜 떨어지고 잘못된 이들이 결국 트럼프를 찍어 이모양을 만들었다 - 정도로만 인식되던 과거와는 달리
이 책을 읽으면서는 트럼프가 결국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에 성공한 결과라는 것이 보였다.
트럼프는 이 능력주의 사회에서 '패자'라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던 '다수'의 이들을 건드렸던 것이다.
그것은 사실 트럼프 혼자 한 것이 아니다. 그 사회를 유지하고 존속하던 이들 모두가 한 것이다.
트럼프는 그 사람들을 끌어들임으로써 당선된 것이었다.
비록 나는 그 사실을 트럼프 임기 중에는 몰랐으나 지금이나마 알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최근에 오은영 박사가 에르메스 어쩌고 이런 기사가 뜬 적이 있는데
내가 본 바에 따르면 그에 대한 비판보다는 "해당 박사는 업계의 탑이니까 당연하다"라는
반응이 더 많았다. (돈이 많은 박사를 비판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으나, 인터넷 사용자들은 보통
극단적인 두 반응으로 나뉘기에 비판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나 또한 그 기사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별다른 게 아니었다.
"그냥 그런가 보다" "그런데 별로 알고 싶지도, 인지하고 싶지도 않은 사실이다"
정도. 아무래도 은연중에 느껴지는 그 불평등함이
아무리 능력주의에 따른, 정당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썩 상쾌하게 다가오진 않기 때문이었으리라.
사족
책이 너무 노잼이다
읽으면서 좀 놀라웠음...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고
뭐를 바라며 책을 쓴 건지도 알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장이 너무 따분하고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느꼈다....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라서 좋았지만 가독성은 많이 아쉽다.
별점이 4점인 이유도 떨어지는 가독성 때문.
「능력주의적 오만은 승자들이 자기 성공을 지나치게 뻐기는 한편 그 버팀목이 된 우연과 타고난 행운은
잊어버리는 경향을 반영한다.」
「능력주의적 사고방식은 불운을 겪는 사람에게 냉혹한 태도를 부추긴다.」
「능력주의의 승리적 측면은 일종의 '신 없는 섭리론'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인간사에 개입하는 신이 없이도 일정한 섭리가 발동한다는 것이다.」
「대학에 가서 자신의 조건을 향상시키라고 노동자들에게 골백번 되풀이하는 말은 아무리 의도가 좋을지라도
결국 학력주의를 조장하고 학력 떨어지는 사람들의 사회적 인식과 명망을 훼손한다.」
「엘리트에 대한 분노는, 능력주의가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유발하는 자격지심과 합쳐진다.」
「능력주의의 이상은 불평등을 치유하려 하지 않는다. 불평등을 정당화하려 한다.」
「1990년대 이후 대학 졸업자의 사망률은 40퍼센트 감소했다. 비대졸자의 경우에는 25퍼센트 늘었다.」
「존 가드너 "모든 젊은이가 자신의 능력과 야심이 허용하는 한 성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의 아름다움에 빠진 사람은, 필요한 능력이 없는 사람이 겪는 고통을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언제나 고통은 존재하며, 존재해야만 한다.」
「그것은 세상이 '우리는 우리가 받을 몫을 받는다'는 식으로 짜여있다는 능력주의적 희망에서 비롯된 혼동이다.」
「좋은 사회는 '탈출할 수 있다'는 약속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회적 이동성은 더 이상 불평등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없다.》
《능력주의는 신화이며 아직 실현되지 못한 공허한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