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계급론] 독서 후기

2023. 2. 22. 20:01후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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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0-22]

별점 ★


읽게 된 계기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추천 도서로 나왔던 책. 

마침 집에 아빠가 사두셨던 게 있어서 읽었다. 

 

책의 내용

 

유한계급이란 무엇인가...

유한계급은 어떤 배경에서 생겨나는가...

이것은 어떤 사회 현상으로 바라볼 수 있는가...

 

#유한계급 : 생산활동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소유한 재산으로 소비만 하는 계층 

 

내 기억에 남은 것 

 

52p 왕의 의자를 옮겨주는 직책을 맡은 관리가 옆에 없었기 때문에 왕은 불이 났는데도 아무 불평 없이 의자에 앉아 있다가 그만 불에 타 죽고 말았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왕은 가장 고귀한 기독교도 군주인 그 자신의 몸이 비천한 노동으로 오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 가오가 몸을 지배한 게 이런 걸까...? ㅋㅋㅋㅋ 그런데 해제를 보면, 이 이야기는 베블런이 지어낸 것일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저러나 상당히 있을 법한 이야기이긴 하다는 옮긴이의 말까지. 

 

57p 매너의 가치는 여가 생활의 보증서라는 사실에 있다. 따라서 여가는 금전적 명성을 얻게 해주는 전통적 수단이고, 그 명성을 얻기 원하는 사람은 좋은 매너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 이 문장을 보니 사람들이 종종 '졸부'를 비난하고 혐오하는 모습이 생각났다. 

 

78p 주류와 마약류의 과도한 섭취로 병에 걸리는 것은 일부 부족들 사이에서 남자다운 속성으로 널리 인정되었다.

☞ 이거 우리나라도 종종 그랬던 거 같다. 졸부나라 특징일까...?  

 

110p 생활 수준의 하락보다 진보가 더 쉽다. 

☞ 제 5장 금전적 생활수준에서 다루는 내용은 현대 우리나라의 모습이 자주 떠올랐다. 특히, 요즘 사람들이 태블릿 PC를 학업의 필수품으로 취급하고, 또 운동의 필수품으로 스마트워치를 이용하는 모습들이 베블런이 말하는 현상으로 보인다. 

 

118p 품위 있는 소비의 의무가 강력하게 부과되는 계급이 낮은 출생률을 보이는 것은 과시적 낭비에 관련된 높은 생활수준의 유지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 이것은 아마도 맬서스가 제안한 신중한 인구 억제책들 중 가장 효율적인 것이 아닐까 한다.

☞ 이 대목이 정말 신기했다. 우리나라잖아! 우리나라는 가장 효율적인 인구 억제책을 쓰고 있었다... 

 

158p 기계 제품은 좀 더 완벽한 제품이고 수단과 목적을 한층 완벽하게 일치시킨다. 그렇다고 해서 기계제품이 불명예와 경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제품은 명예로운 낭비의 검증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손으로 하는 노동은 훨씬 낭비가 많은 생산 방식이다. 그래서 수제품은 금전적 품위의 목적에 더 잘 봉사한다.

☞ 이거 진짜 맞다... 명품도 대부분이 수제품이고, 그래서 오히려 엉성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 
나는 또 이걸 보면서 공장제 비건 아이스크림과, 수제 비건 아이스크림 생각이 났다. 아케미... 코코너즘.. 둘 다 너무 맛있고, 가격대가 있지만 또 그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비건 제품 소비에 있어서 '낭비'를 하는 '사치'도 즐기는 걸지도...! 

 

170p 하이힐은 가장 간단하고 필수적인 신체 노동조차도 할 수 없음을 널리 광고하는 것이다.

176p 여성복은 그 소비자가 천박한 생산직 노동으로부터 면제되거나 그런 일을 아예 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특징을 크게 강조한다. ··· 과거와 현재에 여성이 차지하는 경제적 지위에 대해서 이미 언급된 사항들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178p 여자들은 스스로의 주인이 아니었으므로, 그들의 소비와 여가는 그들의 공로라기보다 주인의 공로를 높여주는 것이었다.

☞ 그랬는데, 이젠 진화해서 하이힐 신고 아이돌들 춤추고 난리 났군...! 
하지만 또 새삼, 모든 '코르셋'은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이 '여가'와 '부'를 상징하는 '트로피' 역할을 하면서 자리 잡고 유지되고 또 과해져 온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96p 사회적 명성의 관점에서 볼 때 흠 없는 삶을 살아가려는 모든 사람은 반드시 이 사상(보수주의)을 선택해야 한다. 보수주의는 상류계급의 특징이므로 당연히 사람의 품위를 높여주는 것이다. 
반대로 혁신은 하층계급의 현상이므로 천박한 것이다. 
바로 이 천박하다는 인식 때문에 우리는 모든 사회적 혁신을 본능적인 혐오와 비난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200p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투입해야 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보수가 된다. 그들은 내일모레를 위하여 깊은 생각을 해볼 여유가 없다. 이것은 아주 부자인 사람이 현재 상태에 불만을 품을 이유가 별로 없어서 보수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 그래서 대부분 보수가 이긴 거구나... 그나마 자본주의를 통해서 혁신의 이미지는 좋아졌겠지만. 

 

376p 판단력을 발휘하여 신조어를 피하는 건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명예로운 일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낡은 언어 습관을 습득하는 데 시간을 낭비했을 뿐만 아니라 아주 어릴 때부터 낡은 어법에 친숙한 사람들과 어울렸다는 걸 입증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그는 자신이 유한계급 사람임을 은근히 드러낼 수 있다.

☞ 이거 되게 찔린다... 나는 맞춤법, 띄어쓰기에 신경 쓰면서 은근히 베블런이 말하는 이 우월감을 느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됨...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 것

 

책은 잘 썼는데 베블런 개인은 너무 문란해서 별루... 

 

이 책이 나에게 영향을 끼친 점 

맬서스의 <인구론>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론이 어렵긴 해도 재미있어서, 자유론과 국가론도 추가로 빌림! 

 

사족

416페이지라 그리 두껍지는 않았는데 

워낙 가독성이 떨어지고 쉬운 주제도 아니어서 

독서시간이 무려 6시간 26분이나 걸렸다. 대박 


「적들로부터 그들의 여자를 강제로 트로피 삼아 강탈해 온 습관은 소유 - 결혼의 형태를 만들어냈고, 그 결과 남자를 우두머리로 하는 가정이 생겨났다.

우리가 우월한 제품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 제품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것이라기보다 우월한 명예적 (금전적) 특징을 평가하는 것이다.

 

「변화에 대한 혐오감은 대체로 보아 어떤 변화가 가져오는 재조정의 필요에 대한 혐오감이다.

 

「경기에서 반드시 심판을 고용하고, 용인되는 기만과 전략적 이점의 한도와 세부사항 등을 통제하는 철저하고 전문적인 규정을 확립했다는 것 자체가 상대를 압도하고자 부정한 수단을 쓰고 기만하는 게 경기의 본질적 특성임을 증명한다.」

「스포츠 요소에 스며들어간 약탈적인 야만인 기질의 현대인들은 행운을 믿는다.」


 

《소비의 근본적 동기는 경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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